2024년 12월 25일(수)

'국회 투입' 707특임단장 "국회 증언하러 가다 국방부에 '차 돌려라' 전화 받았다"

근무지까지 이탈하며 얼굴 드러낸 채 긴급 기자회견 연 707특임단장


인사이트뉴스1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에 투입됐던 부대를 지휘한 김현태 제707특수임무단 단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9일 오전 김 단장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김 단장의 신원은 기밀에 해당하지만 얼굴도, 이름도 가리지 않은 채로 등장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707특임단은 김용현 전 장관 등의 지시를 받고 국회 장악 임무에 투입된 바 있다.


이날 김 단장은 "707 부대원들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에게 이용당한 가장 안타까운 피해자"라며 "부대원들은 죄가 없다. 죄가 있다면 무능한 지휘관의 지시를 따른 죄뿐"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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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계엄 당시) 특전사 지휘통제실에선 김용현 전 장관의 지시를 전달하기 급급했다"며 "김 전 장관이 지휘통제실에 (비상계엄 해제를 하려는)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하니깐 지휘통제실에서 '국회의원 끌어내는 게 가능하냐'고 빨리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장관이 특전사 지휘통제실에 전화한 횃수는 최소 100여 통. 이 과정에서 김 단장은 특전사령관으로부터 '국회의원 150명 모이면 (비상계엄 해제가 가능하니) 안된다고 한다'라는 말을 들었다고도 했다. 


김 단장은 '국회의원 150명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누구인지' 묻는 기자에 "특전사령관이 말했고 김용현 전 장관이 지시했던 것 같다"며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을 우려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근무지까지 이탈하며 긴급 기자회견을 열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단장은 앞서 지난 6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 핵심 증인으로 참석하기 위해 서울로 향하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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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 가던 중 국방부에 '차 돌려라' 전화 받아... 부대원들 살리고자 기자회견 열어


그는 "특전사령관, 3여단장과 함께 차를 타고 가고 있었다"며 "서울에 거의 도착했는데 갑자기 국방부에서 전화가 와서 취소됐으니 차를 돌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령에 따라 차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확인해 본 결과 나중에 알았지만 야당에서는 기다리고 있었고 국방부에서는 출석 기준을 충족 못 했다는 식으로 답했다"고 토로했다.


국회증언감정법은 국회 상임위원회 증인 출석 요구를 7일 전에 하게 돼 있다. 이에 국방부에서 이 기준을 들어 김 단장 등 핵심 증인의 국회 출석을 막았다는 설명으로 보인다.


결국 국회에 출석하지 못한 김 단장은 부대로 돌아와 탄핵 투표를 지켜봤고 부결이 되는 순간 다시는 국방위가 열리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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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방위에 가서 말씀드릴 기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에 기자회견을 생각하지 않았으나 어제저녁 갑작스레 결정하게 됐다"며 누군가에게 기자회견 사실을 알리면 오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생길까 당일 기자들에게 급하게 일정을 전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기자회견 내내 울먹인 김 단장은 "김용현 장관이 다 책임을 진다고 했다. 부대원들은 기다렸는데 아무 반응이 없었다"며 "그래서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부대원들을 구하고자 고백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저도 같은 심정으로 사령관이 못 막는다면 저라도 어떻게 해보자는 심정으로 나왔다. 만약 제가 다 짊어지지 못한다면 분명 다음 지휘관이 막을 것이다.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앞서 지난 5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야당은 곽종근 특전사령관 등을 증인으로 출석시키고자 했으나 성일종 국방위원장 등 국민의힘 의원의 반대로 채택이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다음날 열린 국방위 회의에는 여당도 불참한 채 야당 의원들만 참석해 의사진행 발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