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화장실 양보받았다" 여성 집회자 후기 이어져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촉구 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정권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 뉴스1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된 지난 7일, 국회 앞에서는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런 가운데 여성 집회자들을 위해 남성 집회자들이 화장실을 양보했다는 후기가 올라와 훈훈함을 주고 있다.

지난 7일 인스타그램, 엑스(X·옛 트위터) 등 SNS에서는 '남자 화장실을 양보받아 이용했다'라는 취지의 후기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트위터리안 A씨는 "여자 화장실 줄이 엄청 길고 남자 화장실은 줄이 없는데 어떤 아저씨가 남자들을 설득해 화장실을 비우고 잠시 여자들이 쓸 수 있게 보초를 서주고 있다"며 "남자분들은 밖에서 기다려 주고 있다. 여자 화장실 줄이 삽시간에 줄어들고 있다. 감사하다. 이게 연대지"라고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 B씨는 "오늘 여의도 여자 화장실은 어딜 가나 30분 이상은 줄 서야 하는 상황이었다. 남자 화장실은 회전이 빨라 줄이 없는데 갑자기 몇몇 남성분들이 '우리는 괜찮으니, 여성분들도 들어와서 같이 쓰세요, 남자들 신경도 안 씁니다'라고 외치며 남자 화장실 앞으로 급한 여성들을 불러 모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이 여전히 주저하자 '80년대 데모할 때는 다 이렇게 나눠서 썼어요, 괜찮으니 편히 쓰세요'라는 말에 용기를 얻은 여성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고 덕분에 훨씬 더 빨리 볼일을 볼 수 있었다"며 "그 짧은 와중에도 여성은 화장실을 사용하는 남성이 없을 때만 화장실에 들어가는 질서도 세워졌다"라고 설명했다.

B씨는 자신도 남자 화장실을 사용했다면서 "좀 급했던 터라 나도 남자 화장실을 쓰고 나와 남편에게 '나 오늘 태어나서 처음 남자 화장실 써봤어' 했더니 옆에 있던 아저씨가 활짝 웃으시며 '아름답지 않습니까'라고 하셨다. 오늘 집회 현장에서 본 시민들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라고 덧붙였다.

뉴스1

이 외에도 "어떤 아저씨가 1층 화장실은 여자들이 쓰고 남자들은 지하층 화장실 쓰게 안내하시더라. 남자들도 여자 줄 긴 거 보곤 알겠다며 바로 지하로 갔다. 여학생이 아저씨한테 음료 드리고 가고, 아주머니가 좋은 일 하신다고 고마워하고, 줄도 엄청 빨리 줄었다. 훈훈했다" 등의 후기가 이어졌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감동적이다", "진짜 어르신분들 멋진 분들 많다", "인류애 충전된다", "정말 가슴이 따뜻해지는 사연이다", "남자분들 화장실 양보해 주셔서 감사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7일 여의도 집회에 경찰 추산 10만 명, 주최 측 추산 100만 명 집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보고 자리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 자리가 텅 비어있다. / 뉴스1

한편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서 열린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10만 200명(최대 15만 9,000명)이 집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주최 측 추산은 100만 명이다.

이날 국회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무기명 표결이 진행된 가운데 재적의원 300명 중 195명만 참여했다.

이에 의결정족수(200명)에 미달해 탄핵안은 '투표 불성립'으로 자동 폐기됐다.

국회가 탄핵안을 상정하자 안철수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퇴장했고, 표결이 시작되자 퇴장했던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과 김상욱 의원이 본회의장으로 돌아와 투표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