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최고경영자(CEO) 총격 살해 당해...범인은?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최고경영자(CEO)를 뉴욕 한복판에서 총격 살해한 범인의 행방이 사흘째 오리무중이다. 당국이 공개적으로 수배에 나선 가운데, 일부 시민들이 범인을 지지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현지 시간) 오전 6시 44분께 맨해튼 미드타운의 힐튼호텔 입구에서 유나이티드헬스케그룹(United Healthcare)의 보험 부문 대표 브라이언 톰슨(50) CEO가 총에 맞았다.
톰슨 CEO는 이날 오전 8시 힐튼호텔에서 열리는 연례 투자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사망했다.
범인은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상태로, 신원이 특정되지 않았다. 맨해튼 어퍼웨스트 지역의 뉴욕시티 호스텔 로비에서 마스크를 내린 채 웃는 장면이 유일하게 찍힌 범인의 얼굴이다.
이 마저도 잘 보이지 않아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은 총격범이 애틀랜타발 버스를 이용해 범행 열흘 전인 지난달 24일 뉴욕에 도착한 뒤 식사할 때를 포함해 대부분 시간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냈다고 밝혔다. 뉴욕에 머무르는 동안 가짜 신분증과 현금을 사용하며 철저하게 신원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현상금을 1만 달러(한화 약 1400만 원)에서 5만 달러(한화 약 7100만 원)로 상향하고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 그러나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파악된 동선으로 미뤄 이미 범인이 뉴욕을 떠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민들은 범인을 신고하기 보다 이와 비슷한 옷차림을 하고 돌아다니는가 하면 센트럴파크에 모여 '닮은꼴 대회'를 벌이는 등 수사에 혼선을 주고 있다.
범인과 비슷한 인상착의로 공원에 모인 시민들...그 이유 보니
미국 시민들이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해당 보험 회사의 만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해당 보험사는 보험지급 거부율이 업계 평균의 2배 수준이다. 심지어 노인들의 보험금 수령을 어렵하게 하기 위해 결함있는 AI를 사용한다는 의혹이 있어왔다.
미국 내에서 의료시스템에 대한 불만은 매우 크다. 의료 개선을 촉구해 온 미국 민간재단인 커먼웰스 펀드는 올해 4~7월동안 보험에 가입한 65살 미만 미국 성인 5602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이 설문은 신뢰도 95%의 오차범위는 1.7%였다.
그 결과 보험에 가입한 성인 45%가 무료 또는 보험 보장이 가능한 의료행위에도 추가로 비용을 지불한 적 있다고 답했으며, 보험 청구 오류가 의심된다고 답한 사람의 절반도 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또 응답자의 17%는 의사가 권장한 치료에 대한 보장을 보험회사에서 거부했다고 답했다.
특히 총격범이 사용한 탄피에는 '지연(Delay)', '거부(Defend)', 진술(Depose)등의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이는 보험업계를 비판하는 학계 인사 등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으로, 범행 동기가 의료시스템 비판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