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출근 명령 받은 소대장 아들에게 전화 건 아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비상계엄 소식을 접한 아버지가 군에서 소대장으로 있는 아들과 통화한 내용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라이브 방송에는 군에 있는 아들과 전화 통화 중인 아버지의 목소리가 공개됐다.
먼저 비상계엄 소식을 접한 뒤 아들에게 전화를 건 아버지는 "너 언제 (비상) 연락 왔어?"라고 묻는다. 이에 아들은 "한 10분 전에 비상 출근 명령이 내려왔다. 상황이 뭐냐? 지금 자다가 일어나서 (잘 모른다)"고 답한다.
아버지가 "계엄령이 내렸다"고 하자 아들은 "비상계엄이에요, 뭐예요?"라고 묻는다. 아버지가 비상계엄이라고 답하자, 아들은 길게 탄식하며 "무슨 도발이냐"고 물었다.
이에 아버지는 "잘 들어라. 도발 아니다. 그냥 대통령이 내린 거다"며 아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한다.
그는 "너 목숨 지키는 게 제일 중요하고, 두 번째는 민간인을 공격하거나 살상하는 행위는 절대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네 소대원들 잘 지키고, 네 목숨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다"라며 "너 계엄 시에 군대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지? 실탄 지급받고 소대원들 잘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무엇보다 네 목숨 잘 챙기고, 절대로 민간인을 해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라며 재차 강조한 뒤 "엄마한테 빨리 전화해라. 엄마 걱정 안 하게 말 잘해라"라고 당부했다.
특히 아들에게 말을 건네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단호한 듯하면서도 미세하게 떨려 눈길을 끈다.
해당 영상은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건 좀 울컥한다", "부친 울컥하시는 거 나도 모르게 찡하다", "소대장이면 20대 중반 나이이니 부모님 기준에서 걱정될 수밖에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계엄령의 트라우마... 전국의 부모·조부모들 불안
앞서 비상계엄 직후, 조부모 또는 부모로부터 안부를 묻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는 내용이 온라인상에서 공유되고 있다. 주로 "밤늦게 다니지 마라", "군경은 절대로 쳐다보지도 마라" 등이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앞선 세대들의 트라우마를 건드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30분경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회를 '종북 반국가 세력'으로 지칭하며 비상계엄을 전격 선포했다.
이후 계엄군이 4일 오전 0시부터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국회 직원 및 정당 보좌진들과 계엄군 사이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계엄은 선포 이후 6시간 만인 4일 오전 4시 30분경 국회 요구에 따라 해제됐다.
민주당 등 야 6당 소속 의원 190명, 무소속 김종민 의원 등 191명은 지난 5일 0시 48분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 본회의 보고를 마쳤다.
대통령 탄핵안의 가결 요건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발의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 이때 표결은 무기명 비밀투표다.
재적 300명 중 국민의힘을 제외하고 무소속인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종민 의원을 포함하면 야당 의원은 192명이다. 국민의힘에서 8명이 더 찬성하면 탄핵안이 가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