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배정한 '비상장 주식' 까지 다 앗아가려는 '대표이사' 남편
아내와 함께 회사를 운영하던 한 남성이 자신의 불륜이 들통나자 되레 아내와 자식에게 배정했던 비상장 주식을 앗아가려 하고 있다.
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불륜을 저지른 남편에게 비상장 주식까지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는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신혼 시절, 남편이 부모님께 받은 돈과 트럭으로 함께 개인 사업을 시작해 왔다는 A씨는 "사업이 잘 풀리면서 사업체가 커지자, 법인으로 전환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남편은 가업 승계 준비 과정에서 비상장 주식을 본인 40%, 아들 25%, 딸 25%, 제게 10%를 배정했다"며 "남편은 대표이사가 됐고 저와 아이들은 이사로 선임됐다"고 덧붙여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그의 남편은 법인 전환 후에도 '주주총회', '이사회' 같은 의사결정 절차를 건너뛰었고, A씨와 아이들의 도장으로 필요한 서류를 만들어 사용하는 등 개인 사업체처럼 사업을 운영해 갔다.
문제는 A씨가 남편의 독단적인 사업 운영 방식에 불만을 느낄 즈음, 남편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생겨났다.
불륜 사실 들킨 남편... "애들 주식까지 다 내놔"
A씨는 "남편은 저와 자녀들에게 배정한 비상장 주식은 '명의만 빌린 것'이라며 다 내놓으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는 애들에게 사업체를 물려주기 위해 법인으로 전환하고 비상장 주식을 배정한 건데, 대표이사인 남편이 저희 명의 주식이 다 자기 거라 우기니 황당할 따름"이라며 "곧 이사 임기가 만료되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조언을 구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송미정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가업승계를 위해 법인으로 전환한 만큼, 주식 배정은 법적으로 명의신탁이 아닌 증여로 해석된다"고 보았다.
이어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것은 남편에게 주주권 행사를 위임했다고 보는 게 맞다"면서도 "지금까지는 남편이 주주권을 행사하는 게 문제 되지 않았지만, 아내와 자녀들이 직접 주주권 행사를 하겠다고 한다면 남편이나 법인이 이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A씨와 자녀들의 주식을 모두 앗아가려는 남편의 행동에 대해 송 변호사는 "남편이 아내와 자녀를 해임하려 한다면 아내와 자녀는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고, 보유한 주식이 60%로 과반수 이상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