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진원지 '전남대학교' 단과대 회장, 계엄령 옹호 발언 '뭇매'
"간첩이 아니고서야 겁먹을 필요도 없는데 계엄 선포가 쿠데타도 아니고 말이지... 법에서 보장하는 대통령의 권한이기도 하고 질서를 위해서는 가끔 통제가 필요하다."
간밤 발생한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로 대한민국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윤 대통령의 계엄을 옹호한 전남대학교의 한 단과대 회장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4일 전남대학교의 한 단과대 회장 A씨는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전날(3일)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문을 올렸다.
A씨는 담화문과 함께 "간첩이 아니고서야 겁먹을 필요가 없다. 계엄 선포가 쿠데타도 아니고 법에서 보장하는 대통령의 권한이며 질서를 위해서는 가끔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업무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못할 만큼 지나치게 견제가 심하긴 했다"고 덧붙이며 윤 대통령이 선포한 계엄령을 옹호했다.
이후 오전 1시께 국회의원들이 본청에 침입하는 계엄군을 막아서며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상정시키자 A씨는 "여론이 이렇다면 내가 잘못 생각했다는 거겠지"라고 재차 글을 올리기도 했다.
5·18 민주화운동의 진원지 '전남대학교'
민주화운동의 진원지인 전남대학교에 재학 중인 A씨가 윤 대통령의 '계엄'을 옹호하며 내뱉은 이러한 발언은 순식간에 논란이 됐다.
A씨의 글을 본 전남대학교 학생들은 "정치적 성향을 떠나 어떻게 비상계엄을 옹호할 수가 있냐", "간첩이 아니면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니, 5·18 때 희생된 분들은 간첩이라 당했냐", "평소에 어떤 집단에서 살았길래 이런 무책임한 발언을 하냐" 등 그의 발언을 잇따라 지적했다.
학생들의 논란이 거세시자 A씨는 "경솔한 발언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저의 부족한 언행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대학교는 1980년 5월 18일 민주화운동의 진원지로서 역사와 의미를 갖고 있는 장소다.
당시 전남대학교 학생들은 전두환 신군부의 비상계엄으로 휴교령이 내려지자 학교 정문에 모여 계엄군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계엄군에 맞서 민주화를 외치던 전남대학교 학생들에 의해 촉발된 5·18 민주화 운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일대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