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완전 무장 상태로 국회 본청 진입한 계엄군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6시간 만에 해제된 가운데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했던 계엄군의 정체가 알려졌다.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 본청까지 계엄군이 진입했다. 국회 본청 진입 당시 계엄군은 방탄모와 마스크, 방탄조끼 등을 착용하고 있었다. 특히 특수전 사양으로 현대화된 K1 기관단총을 들었으며 일부는 야간 투시경까지 착용한 사실상 '완전 무장'한 상태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국회에 진입한 무장병력에는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특전사 예하 제1공수특전여단도 포함됐다. 이들은 차량과 헬기 등을 통해 국회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특전사들은 창문을 깨는 등 경내로 진입을 시도했다.
제1공수특전여단은 특전사 예하 부대 중 최초로 창설돼 모체 부대로 불린다. 해당 부대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에도 등장한다.
계엄군에 포함된 '제1공수특전여단'은 어디?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쿠데타 당시 반란군의 수괴 보안사령관(현 국군방첩사령부)이었던 전두환(극중 전두광, 황정민 역)이 군부내 사조직 하나회(육사11기 사조직)를 동원해 반란을 일으켰을 때 이 반란군을 진압하기 위해 나선 진압군과 반란군 간 9시간 동안 벌어진 사건을 담고 있다.
영화에서는 '제2공수특전여단'으로 묘사된 제1공수특전여단은 1979년 12·12 군사반란 때 반란군으로 참여해 국방부와 육군본부를 무력 점령하기도 했다. 당시 여단장은 하나회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박희도 준장이었다. 영화에서 도희철(최명모 분)로 등장했다.
제1공수특전여단이 군사 반란에 이어 이번 비상계엄령에도 동원됐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제1공수특전여단 외에도 수도방위사령부의 제35특수임무대대 소속 대원들도 계엄 사무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관악구에 있는 특임대는 서울에서 테러 상황이 발생하면 출동해 대테러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다.
한편 지난 3일 밤 10시 25분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 형식으로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회가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어 입법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국회는 우리 정부 출범 이후 22건의 정부 관료 탄핵 소추 발의했고 (지난) 6월 22대 국회 출범 이후 10명째 탄핵을 추진 중"이라며 "이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례없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건국 이후 전혀 유례 없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판사를 겁박하고 다수의 검사를 탄핵하는 등 사법 업무를 마비시키고 행정안전부 장관, 방송통신위원장, 감사원장, 국방부 장관 탄핵 시도 등으로 행정부마저 마비시키고 있다"며 "국가 예산 처리도 국가 본질 기능과 마약범죄 단속, 민생 치안 유지 위한 모든 주요 예산을 전액 삭감해 국가 본질 기능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을 마약천국, 민생치안 공황상태로 만들었다"고 성토했다.
윤 대통령은 "이는 자유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서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행위"라고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