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5일(수)

뇌종양 투병중인 아내에게 살충제 먹여 살해한 남편... 판사가 '집유' 선고한 안타까운 사연

아내에게 살충제 먹여 살해한 남성... 재판부 집행유예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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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판정을 받은 아내에게 "죽게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살충제를 먹여 살해한 남편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 2부(재판장 김성래)는 촉탁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73세 남성 A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5월 8일 "죽게 해달라"는 아내 B씨의 요청에 따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하고, B씨에게 살충제를 먹여 살해한 혐의(촉탁살인)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B씨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주 넘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시력이 지속해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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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B씨가 병원에 가지 않겠다고 버티면서 정확한 병명도 알 수 없었다. 


아픈 아내 상태 점점 악화해... 유서 작성하기도


지난 2022년께 넘어지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2023년 12월부터는 스스로 움직이는 일조차 힘들어지면서 A씨의 도움 없이는 도저히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2024년 5월 7일 B씨가 뇌종양 판정을 받게 되자 부부는 삶을 비관했다. 결국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결심하고 자녀에게 이 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이튿날 건강 악화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느낀 B씨는 A씨에게 "여보, 나 있잖아. 이대로는 못 살아. 농약 좀 갖고 와. 먹고 죽게. 죽게 해줘"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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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세상을 떠나기로 결심했던 A씨는 B씨의 요청에 따라 농업용 살충제를 들고 와 먼저 일부를 마신 뒤 남은 일부를 B씨에게 먹였으나 B씨만 약독물 중독으로 숨졌다. 


결국 재판부는 촉탁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면서도 형의 집행을 5년간 유예하는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피해자로부터 부탁받고 범행했다고 하더라도 귀중한 생명을 빼앗은 이 사건 범행은 그 죄책이 절대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44년간 결혼 생활을 해온 피해자가 뇌종양 등으로 신체적 고통이 극심한 상태에서 살해해 달라고 요청하자 피고인도 극단적 선택을 할 생각으로 범행에 이른 점, 자녀가 선처를 탄원하는 점, 피고인이 고령인 데다 살충제를 마신 후유증 등으로 현재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