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 바꾼 뒤 매일 아침 도착하는 카카오톡 메시지
전화번호를 바꾼 뒤 매일 낯선 사람에게서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은 청년이 한 행동이 큰 감동을 자아냈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스레드에 올라온 A씨의 사연과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이 공유됐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전화번호를 바꾼 이후 매일 오전 9시께 카톡을 받았다고.
그는 "매번 울리는 카톡에도 아무 말 하지 않고 기다렸다"며 "아들을 먼저 보내신 어머님 카톡이었다. 계속 지켜보기도 불편한 상황이고 마음 한편으로 힘드셨을거라 생각해 조심스레 답변을 드렸다"고 했다.
공개된 카톡을 보면 A씨는 낯선 이에게 "아들, 네가 보고 싶은 날이구나"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다.
이후로도 "다시 네가 내 품으로 돌아왔으면 해", "다시 태어나도 내 아들이 되어주렴", "오늘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된장찌개 먹는다. 부럽지. 매일 꿈에 나와. 오늘도 나와주겠니" 등의 메시지를 받았다.
지난 26일에는 "사랑해 아들. 하늘에서 지켜봐다오"라는 메시지를 받고 용기를 내 답장을 보내기로 했다고.
A씨는 "어머니 잘 지내고 있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살도 찌고 운동도 잘하고 있으니 끼니 거르지 말고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최고의 엄마였어요. 저도 사랑해요 엄마"라고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답장을 보냈다.
약 40분 뒤 그간 메시지를 보내던 B씨에게서 답장이 왔다. B씨는 "너무 놀라서 넋놓고 보고만 있었다.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 않고 따뜻하게 말씀 해주셔서 고맙다"며 "매번 이렇게 카톡 보내도 되겠냐. 정말 아들이 그리워서 미안한 부탁이지만 힘이 날 것 같다"고 했다.
두 달 전 사고로 떠난 아들 향한 그리움에 보낸 엄마의 메시지
A씨는 흔쾌히 허락했다. B씨는 고마운 마음에 "괜찮으면 시간 내서 밥이라도 먹으면 좋겠다. 보답이라도 하고 싶다. 덕분에 가족들이 한참을 울다 웃었다"고 말했다.
다음날 A씨는 B씨 부부를 만나 아들의 납골당을 함께 다녀온 뒤 식사까지 했다며 후기를 전했다. B씨 부부는 A씨를 보자마자 따뜻하게 안아줬다고.
A씨는 "아드님이 생전 사용했던 번호가 지금 제가 사용하는 번호와 일치해서 매번 저한테 카톡을 보내셨던 것 같다"며 "공기업 준비 중이던 아드님은 두 달 전 사고로 돌아가셨다더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아들이랑 체구는 다르지만 웃는 게 비슷하다며 많이 웃고 우시더라"며 "5분간 서로 부둥켜 안고 운 것 같다. 사소한 인연으로 어머님 아버님이 생겼다"고 했다.
A씨의 게시글은 좋아요 1.8만 개, 좋아요 2.3천개가 달리는 등 크게 화제가 됐다. A씨가 전한 사연이 사실인지 명확히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훈훈한 사연에 추운 겨울 얼어붙었던 마음이 따뜻하게 녹는 기분이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좋은 일 하셨다", "졸지에 사연 있는 사람 됐다. 너무 감동적이다", "얼마나 소중한 카톡이었을까", "따뜻한 마음에 눈물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후 A씨는 다시 한번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착한 사람이 아니다. 답장 하나로 이렇게 따뜻하게 말해주실 줄 몰랐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B씨가 전달을 부탁한 감사 인사도 덧붙였다. B씨는 "A씨가 많이 격려해주고 도움을 줬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저를 응원해주고 걱정해주며 따뜻한 말을 해주셔서 놀랐다. 모든 분들의 댓글을 읽어보니 힘들지 않다. 엄마니까"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