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이냐" 물었다가 흉기 찔린 운전자
비틀거리는 차량을 본 행인이 운전자에게 음주운전이냐고 물었다가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6일 JTBC '사건 반장'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1일 새벽 경북 경산시 계양동 주택가 인근 도로에서 벌어졌다.
제보자 A씨는 당시 자신의 차로 일행을 데려다주다 한 외제차가 중앙선을 넘나들며 위태롭게 운전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에 음주운전이 의심스러웠던 A씨는 차량 창문을 두드리며 "술을 마시고 운전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운전자가 "술 마셨다. 우리 조폭인데 어쩔 거냐. 너희 오늘 죽여준다"고 했다고.
이후 운전자는 곧바로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 A씨의 목과 일행의 팔을 찔렀다. 운전자 옆에 있던 동승자 역시 "오늘 잘못 걸렸다. 너희 교육해 주겠다"며 신고하려는 A씨 일행의 뺨을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동승자는 A씨가 흉기에 공격당하는 동안 A씨 일행을 붙잡고 있었으며 피해자들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는 등 폭행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목덜미에 깊이 4cm의 자상을 입었고 얼굴에도 상처와 타박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일행 역시 팔뚝 자상 등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사건 직후 가해자들은 A씨 일행이 편의점 직원에게 경찰 신고를 부탁하는 동안 현장에서 도주했다. 이후 사건 발생 약 6시간 뒤 경찰에 전화해 자수했으며 경찰은 이들의 위치를 파악한 뒤 긴급체포했다.
"문신 보여주며 조폭이라고 말했다... 증거인멸 의혹도"
A씨는 "(가해자들이) 문신을 보여주며 조폭이라고 말했다"며 "이레즈미(야쿠자 문신을 가리키는 일본어)로 덮고 있었다. 폭력 조직에 속해 있거나 가까운 인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차 문을 잠그지 못하고 병원에 이송됐는데 (블랙박스를) 확인하러 갔더니 사건 발생 1시간 전까지의 영상만 남아있더라"며 "관련된 폭력 조직원들이 영상을 지운 것 같다"고 증거 인멸 의혹도 제기했다.
A씨는 사건 이후 조폭 조직원에게 "우리 형들은 몇 달 징역 살고 나오면 그만이다. 형들은 경찰이 관리하는 계보에 없어서 큰 사건도 안 된다"는 전화를 받았고 금전 합의를 종용받기도 했다고.
끝으로 A씨는 "의사가 경동맥 근처를 깊게 찔려 잘못하면 죽을 뻔했다고 했는데 살인미수가 왜 적용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경찰에 보호 요청을 했지만 조직원들에게 계속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이에 경산경찰서 관계자는 "목이 아니고 목 뒤쪽에 가벼운 상처가 난 거다"라며 "피해자 덩치가 있는 편이고 자상이 깊지 않아 살인미수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흉기를 휘두른 운전자를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하고, 동승자를 폭행 혐의로 입건해 불구속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