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계보학으로 찾은 친엄마, 알고 보니 단골 빵집 사장님
평소 단골이던 빵집 사장님이 어린 시절 헤어진 친모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영화 같은 사연이 화제다.
지난 9일(현지 시간) 미국 ABC 뉴스는 미국 시카고 사우스쇼어에 거주하는 50세 남성 바머 헌터(Vamar hunter)의 사연을 전했다.
바머는 2022년 봄 동네 빵집 '기브 미 섬 슈가(Give Me Some Sugah)'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평소 해당 가게의 팬케이크와 레몬바를 좋아해 10년 동안 매주 방문할 정도로 단골이었던 그는 이곳에서 전화가 걸려 오자 의아했다고 한다.
전화를 건 사람은 빵집 주인인 레노아 린지(Lenore Lindsay)였다. 그녀가 한 말은 충격적이었다. 자신이 바머의 친엄마라는 것이다.
유전자 계보학으로 밝혀진 두 사람의 친자 관계 이야기는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머는 15년 전 35살의 나이로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22년 3월, TV 프로그램에서 가계도 관련 프로그램을 본 바머는 어떻게든 친엄마를 찾고 싶다는 생각에 유명 유전자 계보학자 가브리엘라 바르가스(Gabriella Vargas)에게 의뢰했다.
'유전자 계보학'이란 채취한 DNA를 통해 부계와 모계의 뿌리를 확인하고 계보를 추적해 가계도를 작성하는 것을 말한다.
만약 먼 친척 중 누군가 과거에 DNA 검사를 한 적이 있고, 그 데이터가 여전히 남아있다면 이를 통해 잃어버린 혈연관계를 재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의 유전자는 조상과의 일치율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가계도를 작성하고 이를 통해 친엄마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가브리엘라는 조사를 통해 바머의 어머니가 레노아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녀에게 바머의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당시 레노아는 유방암 수술을 마치고 항암치료를 병행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그날 바머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신의 가게 단골인 줄도 모르고 그녀는 "몸이 나아지면 언젠가 만나면 좋겠다"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으려 했다.
그러자 바머는 레노아에게 10년 동안 가게를 찾은 단골이라고 말했다.
놀라운 인연에 두 사람은 전화기를 붙들고 눈물을 흘렸다고.
재회 후 직장 그만두고 함께 빵집 운영하는 모자
레노아는 ABC와의 인터뷰에서 "1974년 바머를 낳았을 때 아직 17살이었기 때문에 아기를 키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바머를 입양하기로 결심하고 울고불고하는 아들을 떠나보냈다"라고 털어놨다.
그런데 그렇게 생이별한 아들이 10년 동안 거의 매일 그녀의 빵집에 찾아오고 있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모자가 재회한 직후인 2022년 6월 레노아는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이에 바머는 엄마의 몸이 회복될 때까지 빵집 경영을 돕기로 했다.
그는 야간 근무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
2008년부터 해당 빵집을 운영해 온 레노아에게 이 가게는 소중한 존재였다. 이대로 가다가는 빵집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바머는 지난 4월 직장을 아예 그만두고 빵집을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다.
레노아에게는 올해 40세인 딸 레이첼이 있는데, 바머와 처음 만난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친한 남매로 지내며 빵집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바머는 ABC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엄마를 사랑하고 엄마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좋아한다. 그동안 나에게 어머니의 날은 항상 힘든 날이었다. 항상 친엄마를 찾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내가 속한 곳을 찾고 있었다. 그것은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었다"라면서 "이 재회는 엄마와 나를 크게 변화시켰다. 지금은 매일 매 순간을 즐기고 있다. (제빵사로의 삶이) 제가는 상당한 힐링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바머에게 이 기적과 같은 재회는 말 그대로 인생을 바꾼 사건이었다.
레노아 또한 아들과의 재회가 큰 기쁨이었다며 웃음을 보였다.
두 사람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 빵집 한번 가고 싶다", "이렇게 보니 엄마와 아들이 정말 닮은 것 같다", "친엄마와 만났을 뿐만 아니라 상속 재산도 얻었다", "정말 아름다운 사연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