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 관련해 면담 속기록 공개한 동덕여대 총학
동덕여대가 학생 대표단 면담 이후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총학생회가 래커칠 시위는 총학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1일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학교 측과 면담한 속기록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 따르면 대학 측은 남녀공학 전환 중단을 선언했고 총학 측은 수업 재개를 선언하면서 본관 점거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양측이 적절한 선에서 합의를 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총학 측은 건물 점거와 래커칠 시위 등의 행위는 총학 주도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선을 긋기도 했다.
총학 측은 "학교 본관, 백주년 기념관 등 점거는 학생회 주도하에 진행된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불특정 다수의 학우분들이 분노로 자발적으로 행동한 것"이라며 "다시 말하지만 저희가 지시한 게 아니다. 자발적으로 진행한 거기 때문에 통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화제가 됐던 래커칠 시위 및 페인트칠과 관련해서도 "총학생회와 직접적인 관계성이 없다"며 "페인트칠, 래커칠도 학교에 와서 처음 봤다. 직접적인 관계성을 찾는데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총학 측은 백주년 기념관 앞에 늘어선 근조화환과 플랜카드에 대해서도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장 주도하에 진행된 일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솔직히 학우들에 대한 통제권 잃었다"
동덕여대 학생처장이 "플랜카드로 가장 크게 명시한 '소멸할지언정 개방하지 않는다'라는 여자대학의 존재 가치를 이야기하는 해방과 성평등, 이런 것들 관련해서는 학생회의 의견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를 묻자 총학생회는 "특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날 총학 측은 기물 파손 및 시설물 훼손에 대한 논의 도중 학우들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솔직히 말하면 순간 통제권을 잃었다"고 현재 처한 상황을 토로했다.
면담의 마지막 안건은 역시나 백주년기념관 박람회 기물 청구 비용이었다. 이 안건과 관련해 총학 측은 "3억 3000만 원을 못 낸다"고 했고 학교 측은 "학교에서 내줘야 한다고 생각한 적 없다"고 팽팽하게 맞섰다.
학교 측은 "학교에서 물어주면 또 다른 법적인 문제가 생긴다. 법적인 부분들은 아마도 진행되지 않을까(싶다)"고 언급했다.
해당 안건은 이번 면담에서 마무리되지 않았으며 학교와 총학 측은 오는 25일 진행될 면담에서 다시 다루기로 했다. 이후 입장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동덕여대는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로 인한 피해 금액이 최대 54억 원에 달한다고 공개해 해당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지 관심이 쏠렸다. 건물과 보도 등 복구에만 20억~50억 원이 할당됐다.
학교 측이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재학생을 비롯해 입학하는 학생들이 해당 비용을 부담하는 '연대 책임' 가능성을 예상하기도 했다.
만약 대학 측이 최대 피해 금액 54억 원을 재학생에게 충당하게 한다면 전체 학생 수 6500명을 기준으로 등록금이 약 83만 원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