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료 부담에 구독·해지 반복하는 'OTT 유목민' 늘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가 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보고 싶은 콘텐츠마다 서비스되는 업체가 다르다 보니 여러 업체를 구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구독료 부담으로 인해볼 만한 콘텐츠가 없다고 판단되면 구독을 해지했다가 이후 보고 싶은 콘텐츠가 공개됐을 때 다시 구독하며 여러 OTT에서 구독과 해지를 반복하는, 이른바 'OTT 유목민'이 늘고 있다.
그러자 일부 OTT 업체들은 구독을 해지하지 않고 일정 기간 구독을 잠시 중단하는 '일시 정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을 일시 중지했다가 1년 이내에 재구독하는 새로운 이용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WSJ는 구독분석업체 '안테나(Antenna)'의 자료를 인용해 "미국 내에서 직전 연도에 취소했던 스트리밍 서비스에 재가입하는 비율이 2022년 29.8%에서 올해 34.2%로 늘어났다"라고 전했다.
지난 8월 미국의 프리미엄 스트리밍 동영상 서비스의 평균 고객 해지율은 5.2%에 달했지만, 재가입자를 고려하면 3.5%로 낮아졌다.
켄터키주에 거주 중인 로버트 토라노는 넷플릭스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의 충성 고객으로 "넷플릭스는 절대 구독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훌루, 아마존프라임, 디즈니플러스 등 다른 OTT 서비스는 일 년 내내 구독할 만큼의 가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1년 내내 정기 구독하기보다는 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을 때만 구독했다가 다음 달에 해지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14세 딸 렉시가 '댄싱 위드 더 스타(Dancing with the Stars)'를 보고 싶다고 해 디즈니플러스를 구독했으나, 다음 달 요금 청구 전 취소하기 위해 달력에 표기를 해뒀다고 밝혔다.
보스턴에 거주하는 숀 갤러거 역시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Only Murders in the Building)'를 보기 위해 훌루에 가입했지만, 첫 번째 시즌을 본 후 구독을 일시 중단했다.
또 그는 '미식축구 전설의 팀 패트리어츠(Teh Dynasty: New England Patriots)s'를 보기 위해 애플TV+를 구독했다가 해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프리미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 '일시정지' 서비스 제공
이러한 변화에 OTT 업체들은 구독자들이 완전히 구독을 해지했다가 다시 가입하지 않고 구독 여부를 유지하면서도 비용을 내지 않도록 하는 일시 정지 조치를 마련했다.
넷플릭스의 경우 프리미엄 멤버십을 구독하는 구독자에게 요금을 청구하지 않고 최대 3개월간 일시 정지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훌루 등 다른 OTT도 동일한 조건을 제공 중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아직 일시 정지 기능이 없지만, 새로 만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