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한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왔던 '야탑역 흉기난동' 예고글을 올렸던 작성자가 2달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해당 사이트 홍보를 노린 관리자의 자작극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는 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온라인 익명 커뮤 2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또 해당 사이트 운영자 B씨와 다른 관리자 2명 등 20대 남성 3명을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방조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9월 18일 자신이 관리하는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에 "야탑역 월요일 날 30명은 찌르고 죽는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게시물은 캡처된 형태로 SNS 등에 유포됐다.
글이 올라온 직후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역 주변에 경찰특공대와 장갑차를 배치하는 등 순찰을 강화했다.
범행 일로 예고된 당일에는 기동순찰대와 기동대, 자율방범대 등 180여 명의 인력이 일대 순찰에 동원됐다.
경찰은 관련 신고를 접수해 수사를 벌였으나 2개월 동안 난항을 겪었다. 당시 사이트 운영자는 "작성자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당국과 국제 공조를 통해 수사하면서 실마리가 풀렸다.
경찰은 운영자 계정으로 미국 서버에 로그인한 IP의 접속 위치를 전달받았고, 이를 통해 지난달 29일 서울 사무실 소재를 파악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사이트 운영자 B씨 등 3명을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4월부터 서울에 사무실을 차리고 미국에 서버를 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추가 수사를 통해 A씨는 59일 만에 긴급체포됐다.
A씨와 사이트 운영자 등은 대학 동창 혹은 업무를 통해 만난 사이로, 모두 또래 남성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일부는 온라인 사이트 운영에 종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B씨 등이 A씨와 사전에 범행을 공모하거나 지시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