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우려에 스티커 타입 '마약진단키트' 향한 관심 쏟아져
'마약청정국'이라 불리던 세월이 무색하게도 일상에 깊숙이 파고든 마약 문제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초등학생 마약사범이 검거됐을 정도다.
SNS를 통해 이전보다 마약에 쉽게 노출되면서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주목받는 물건이 있다.
가천대 바이오나노학과 김상효 교수와 체외진단의료기기 전문기업 필메디가 함께 개발한 '마약진단키트'다.
김상효 교수와 필메디는 현장에서 즉시 '데이트 성범죄 약물'로 불리는 '물뽕(GHB)'을 감지해 내는 'G-CHECK'와 필로폰을 감지해 내는 'M-CHECK', 코카인을 검출하는 'C-CHECK'를 출시했다.
먼저 물뽕을 검사하는 'G-CHECK'는 마약류 감마 하이드록시낙산(GHB)이 술잔 속에 들었는지 진단해 주는 제품이다.
2018년 '버닝썬 게이트' 이후 데이트 강간 약물로 알려진 GHB 이용 성범죄가 논란이 됐다.
GHB는 중추신경에 작용해 정신을 잃게 하는 액체 마약으로 무색무취이기 때문에 술과 섞었을 때 알아채기 쉽지 않고 12~24시간 이내에 몸에서 배출돼 검출도 어렵다. 범죄자들은 이점을 노렸다.
이에 술을 마시기 전 미리 GHB가 들어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G-CHECK를 개발한 것이다.
검사 방법은 간단하다. 진단 키트는 동그란 스티커 형태로 지갑, 스마트폰 등에 부착해 휴대할 수 있는데 술을 마시기 전 보호 필름을 떼어 내고 음료를 손끝에 묻힌 다음 스티커에 문지르기만 하면 된다.
만약 음료에 GHB가 섞여 있다면, 약 1분 경과 후 노란색 스티커가 연두색으로 변하게 된다.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뜻이다.
필메디에 따르면 이 키트의 정확성은 70~80% 수준이라고 한다.
필로폰을 감지하는 M-CHECK 또한 같은 방법으로 음료에 필로폰의 주성분인 메스암페타민이 섞여 있는지 알 수 있다.
시료가 가루일 경우에는 손가락에 가루를 묻혀 검출 스티커에 바른 뒤 손가락에 깨끗한 물을 묻혀 가루가 묻은 스티커에 발라주면 된다.
G-CHECK의 경우 6개에 1만 원대, 2개에 4천 원대에 구입할 수 있어 가격 부담도 적은 편이다.
실제로 G-CHECK를 사용해 봤다는 누리꾼들은 "유럽 여행 가는 사촌에게 선물해 줬는데 안심이 되더라", "가방 한켠에 늘 가지고 다니고 혹시나 할 때 테스트한다", "술자리 갈 때 심리적으로 안정이 된다", "세상이 흉흉해 아이를 위해 구매했다", "클럽 갈 때 필수템이 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유명 유튜버, 물뽕(GHB) 피해 고백
한편 지난 8월 27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김무비가 술·음료에 GHB 등 마약을 몰래 타서 먹이는 일명 '퐁당 마약' 피해를 고백해 충격을 준 바 있다.
그는 2018년 7월 서울 홍대에 위치한 한 클럽에서 일행이 아닌 손님에게 테킬라 두 잔을 얻어 마시고 클럽을 나왔는데 이미 아침 해가 뜬 뒤였다고 회상했다.
김무비는 "클럽에서 나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 44분 동안 기억이 모두 삭제됐다"며 "내가 술에 취하지도 않은 상태였는데 기억이 없지 않냐. 술에 취했다면 몸을 가누지 못했을 텐데 무의식인 상태로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돌아다녔다"라며 퐁당 마약에 당한 사실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GHB는 일단 몸에 흔적도 안 남는다. 이걸 완벽하게 증명할 수는 없다. 피해 직후 바로 검사를 받지 않으면 이미 증거는 소변으로 배출돼 날아간다. 클럽에서 술 마시거나 할 때 진짜 조심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