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 구단 창단 후 첫 2부 리그 강등
여러 차례 강등 위기에도 굳건히 K리그1 자리를 지켰던 인천 유나이티드가 구단 창단 후 처음으로 2부 리그로 강등됐다.
지난 10일 인천은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7라운드 홈 경기를 치렀다.
이날 인천은 대전에 1대 2로 패배했다. 이로써 8승 12무 17패(승점 36)를 기록,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최하위로 강등이 확정됐다.
마음 조리던 팬들 끝내 오열, 선수들도 눈물 훔쳐
충격적인 패배와 함께 강등을 처음으로 맞닥뜨린 팬들은 야유와 격려 없이 침묵을 보냈다. 이날 경기장은 잔인하리만큼 조용했다.
지난 2003년 창단 이후 시민 구단 중 유일하게 강등 경험이 없었던 인천의 추락이 결국 현실이 됐다. 여러 차례 강등 위기에도 끝까지 기적을 만들어냈던 '생존왕' 인천이기에 팬들은 강등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관중석에서는 고개를 떨구고 연신 눈물을 닦는 이들도 있었다. 팬들은 눈이 시뻘게질 만큼 오열하기도 했다.
선수들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1만 관중과 선수 사이에는 묘한 침묵만 흘렀다. 한참 후 인천 주장 이명주가 마이크를 잡고 인사를 전했다.
이명주는 "여기 계신 여러분들 덕분에 마지막까지 도전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 더 노력해 우리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오겠다"고 울먹였다. 이때 박수가 조금씩 새어 나왔다.
인천 무고사와 델브리지 등은 유니폼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훔쳤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무고사는 "내 축구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슬픈 날"이라며 입술을 깨물었고 인천 '원클럽맨' 김도혁 역시 "마지막까지 믿어준 팬들에게 행동으로 만회하고 싶다. 팀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고 울먹였다.
강등을 막지 못한 최영근 감독은 "소방수로 와서 팀을 구하지 못한 것에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정말 죄송하고 무한한 책임을 갖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