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6일(목)

"소방차 사이렌 소리 좀 줄여라"... 소방서에 아파트 주민들 민원 쏟아져

전국 소방서에 '사이렌' 관련 민원 이어져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소방차의 사이렌이 시끄럽다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4일 국민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전국 곳곳의 소방서에는 사이렌에 대한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서울 중부소방서에 민원이 접수됐다. 민원인은 '약수역 사거리에서 방출된 소방차의 소음도를 정확하게 조사한 뒤 회신해달라'라고 요구했다.


소방차의 경고음 소리를 줄여달라는 것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지난 5월 서울 서초소방서에도 비슷한 민원이 접수됐다. 민원인은 "밤 10시 이후 소방차가 출동할 때 낮이랑 비슷한 크기로 사이렌을 켜서 너무 시끄럽다"라고 했다.


지난해 6월에는 경기 수원시에 있는 이의119안전센터에도 이러한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소방서 관계자는 국민일보에 "당시 일부 주민이 새벽 출동 시에는 사이렌을 꺼달라고 했다"며 "이 같은 요청을 들어주긴 어렵다고 답했다"라고 말했다.


소방차의 사이렌에 대해 소음 민원이 계속해서 발생하자 소방서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소방 측은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한시라도 더 빨리 현장에 도착하기 위해 사이렌 소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소방 측 "사이렌 소리, 교통사고 예방과 신속한 출동 위해 어쩔 수 없어"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서울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 지역에서만 소방차 소음과 관련된 민원이 10건 정도 접수됐다.


관련 민원인 2020년 4건, 2021년 6건, 2022년 40건, 지난해 8건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법정 긴급자동차의 사이렌 소리는 차 전방으로부터 20m 떨어진 위치에서 90㏈ 이상 120㏈ 이하로 규정되어 있다.


일상생활에서 듣는 소음은 통상 50㏈ 정도로 사이렌 소리는 이에 비해 비교적 큰 편이다.


120㏈은 헬기가 이·착륙하는 순간 정도의 소음으로, 계속 노출 시에는 귀에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소방 측은 신속한 출동뿐만 아니라 출동 과정에서의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사이렌을 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소방·구급차 교통사고는 2020~2022년 3년간 612건 발생했다.


소방 측은 이렇게 교통사고가 나게 되면 후속 처리 탓에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면서 도움이 필요한 시민이 더 큰 위험에 빠지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방 관계자는 국민일보에 "사이렌은 울리는 가장 큰 목적은 소방차는 물론 거리를 통행하는 차량의 안전"이라면서 "출동 과정에서 사고가 나면 출동 시간이 지체돼 현장 상황이 더 위급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또 야간에 사이렌 소리를 줄이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한다.


서초소방서의 경우 바로 앞에 사평대로가 있어 야간에도 차량 통행량이 많다.


서초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서 앞 도로의 경우 밤에도 고속으로 달리는 차가 많다. 해가 지고 시야가 짧아진 상황에서 사이렌 음량을 줄였다가 소방차를 인지하지 못한 일반 승용차 등과 충돌할 위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미국 등에서는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한국보다 훨씬 크다. 사이렌 소리가 작으면 화재나 긴급 구조 같은 상황에서 출동이 늦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