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04일(수)

라쿤이 생태계 파괴하자 '소시지·미트볼' 만들어 팔 수 있게 허락한 독일 근황

독일 베를린 인근서 라쿤 소시지 인기


인사이트(좌) animal-space.net, (우) reddit


생태계 파괴범으로 꼽히는 라쿤(미국 너구리)이 독일에서 폭발적으로 번식하자 한 정육점에서 '라쿤 소시지'를 만들어 팔기 시작해 화제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CNN은 라쿤 고기로 소시지와 미트볼 같은 육류 가공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정육점을 소개했다.


해당 정육점은 주인 마카엘 라이스가 독일 베를린에서 서쪽으로 90km가량 떨어진 카데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는 "친환경 국제식품박람회에 내놓을 제품을 고민하던 중 라쿤 사냥이 허용되면서 매번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라쿤 사체가 많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독일에서 무섭게 번식하고 있는 라쿤은 거의 모든 주 내에서 개체수 관리를 위해 사냥이 허가된 상태다. 라이스는 지자체에 사냥된 라쿤을 가공해 식품을 만들 수 있는지 물었고, 허가가 떨어지자 라쿤 고기로 만든 미트볼인 '라쿤볼'을 만들었다.


인사이트오른쪽 남성은 정육점 사장 마카엘 라이스 / The Times


생물 다양성 지켜야... 독일서 사냥 허가된 라쿤


박람회와 그의 가게에서 손님들에게 미트볼이 큰 인기를 끌자 라이스는 온라인 판매까지 시작했다. 현재는 살라미를 포함한 7가지 라쿤 육류 가공품을 판매하고 있다.


라이스는 라쿤 고기에 대해 "(라쿤 육류 가공품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역해서 못 먹겠다는 사람은 없었다"며 "맛이 다른 고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고기보다 살짝 더 부드럽다"고 설명했다.


독일 자연보호연맹(NABU)에 따르면 독일 내 라쿤은 1920년대 모피 농장을 운영하기 위해 처음으로 들어왔다. 1934년에 이르러 야생 방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라쿤은 뛰어난 적응력으로 도시와 숲 등에서 빠르게 번식했고,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현재 독일 내 200만 마리 정도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독일 환경 당국은 라쿤의 먹이가 되는 파충류와 양서류가 위협받기 시작했고 생물 다양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라쿤 사냥을 허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