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여군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발된 공군 대령, '공군을 빛낸 인물'이었다
딸뻘인 부하 여군에게 성폭행을 시도한 공군 대령이 사건 발생 이전 '공군을 빛낸 인물'로 선정됐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공개됐다.
지난달 31일 JTBC는 여성 소위를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한 공군 대령 A씨가 '공군을 빛낸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를 이끌던 A씨는 2024년 '공군을 빛낸 인물'로 선정됐으나, 같은 달 진행된 회식자리가 끝난 뒤 부하 여군에게 성폭행을 시도했다.
여군 소위 측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월 8일 회식 자리에서 여성 소위에게 포옹과 볼 입맞춤 등 강제 추행을 했고, 지난달 24일 회식 자리가 끝난 후 자신의 관사에서 술을 더 먹자며 피해 여성을 억지로 관사에 데려갔다.
김숙경 군인권센터 군성폭력상담소장은 "(A씨가) 택시 안에서 피해자의 손을 만지면서 '공군에 계속 있게 되면 세 번은 나를 보게 될 거다'라며 압박했다"고 전했다.
여군 소위는 이후 도착한 관사에서 A의 성폭행 시도가 시작됐다고 주장하며 "저는 대장님 딸과 3살 차이밖에 안 나는 또래입니다. 아내분도 있지 않습니까"라고 분명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가까스로 A씨의 관사에서 빠져나온 여군 소위는 이 사실을 곧바로 상관에게 보고했으며 A씨와 분리 조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피해 소위 '꽃뱀' 취급했다... '2차 가해' 주장 제기돼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상담소에 따르면 A씨는 당시 회식에 참석했던 간부들에게 여군 소위가 술에 취해 자신을 유혹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유도신문'해 녹취했다.
여군 소위는 "(A씨가) 사죄는커녕 피해자가 원해서 2차를 가게 됐다는 등 '꽃뱀' 취급을 하고 있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공군으로부터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공군 측은 "지속적인 성인지교육, 피해자 통합지원체계 구축 등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여군 소위가 제기한 '2차 가해 제보'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부대는 2차 피해 예방, 피해자 상담 지원 등 피해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해당 사건에 대한 민간 경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