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10살짜리 두 아이를 둔 30대 엄마가 보석같은 아이들을 두고 하늘로 먼저 떠났다.
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5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이근선 씨(38)가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 안구를 기증해 6명을 살리고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이 씨는 2014년 1월 뇌하수체 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 올 4월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1일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급히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앞서 이씨 가족 모두는 뇌사상태 또는 사망 이후 장기·인체조직을 기증하겠다고 기증원에 등록해 생명 나눔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과 유족은 이씨의 뜻을 이뤄주기 위해 기증에 동의했다. 가족들의 동의로 이씨는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 우), 안구를 기증해 6명의 생명을 살렸다.
남편 김희수 씨는 아내가 한 줌 재로 떠나기보다는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기증에 동의했다. 또 "엄마가 다른 누군가의 몸에서 함께하고 있다"고 이 씨의 자녀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김씨는 엄마의 죽음으로 슬퍼하는 딸에게 "엄마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천국으로 가지만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위대한 일을 한 것"이라고 위로했다.
이근선 씨는 경기 화성시에서 1남 1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웃음이 많고 밝아서 누구에게나 먼저 다가가는 긍정적인 성격이었다. 클래식 작곡과 피아노 강사 일을 했다.
남편인 김희수 씨는 "나의 하나뿐인 근선, 너무 사랑하고 보고 싶어. 너와 함께했던 모든 시간이 너무 행복했어. 다시 너를 만나러 갈 때까지 기다려줘. 그때까지 애들과 행복하게 잘 지낼게. 사랑해"라며 아내에게 마지막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