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가평 예비교사 유기 사건 추적
부녀자 8명을 살해하고 복역 중인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밝혀지지 않은 피해자가 더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2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2004년 발생한 박윤미(당시 23세)씨 살해 사건의 범인으로 연쇄살인마 강호순이 지목됐다.
지난 2004년 8월 25일, 춘천에 살던 박씨는 아침 일찍 춘천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는 일주일 뒤인 9월 1일, 경기도 양평의 한 초등학교에 부임할 예정이었다.
이날 그는 양평교육청에 발령장을 제출하기 위해 양평 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런데 버스에서 내리는 모습은 확인됐지만, 이상하게도 이후 행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날 오후 6시경, 가평의 한 시골 마을 샛길 옆 비탈 아래에서 주민에 의해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숨진 여성은 안타깝게도 박씨였다. 그는 발견 당시 모친이 사준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하의 속옷은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강호순 사건'과 유사성 주목해 봤더니
또 박씨는 신체 주요 부위에 부분적인 손상과 손목에서 결박흔이 발견돼 피해자가 범인에게 제압당해 성폭행당한 후 살해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유기 현장이나 시신에는 범인의 DNA가 남아있지 않았다.
유일한 단서는 그날 점심 12시께 누군가 가평의 한 주유소에서 박씨의 카드로 주유했다는 것이다. 당시 주유소 직원은 남성이 카드를 내밀었다고 기억했는데, 차량번호나 얼굴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결국 미제로 남았던 사건을 10여 년 뒤 재수사하던 경찰 관계자는 유력한 범인으로 2006년부터 2년간 경기도 일대에서 부녀자 8명을 살해한 강호순을 지목했다.
경찰 수사 관계자는 "가평 쪽에 강호순이 군 생활을 했었고, 아내가 거기 살았다. 분석했을 때 이건 강호순 초기 범죄라고 봤다"고 했다.
유족들 또한 강호순이 범인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강호순은 호감형 외모에 순진한 말투로 호의를 베풀고, 이를 거부하면 상대가 미안한 상황을 만들어 차에 타도록 유도한 뒤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기 장소 선택에는 공을 들이지만 유기할 때는 공을 들이지 않는 특성, 범행 전 피해자의 휴대폰을 꺼 추적을 피하는 점 등 상당 부분이 강호순의 사건과 흡사했다.
제작진은 강호순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했지만 강호순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는 허가하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구치소 측은 "사형 확정자에 대한 접견은 엄정하고 안정된 관리를 요하는 교정시설의 특수성을 고려하고, 다수 피해자와 유가족의 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며 불허 이유를 밝혔다.
앞서 박씨 사건을 수사하던 수사관 중 한 명도 강호순 사건과 유사하다고 생각해 그와의 접견을 시도했으나 접견을 거부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