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완성차 업계 1위·3위 수장 만나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취임 2주년이었던 어제(27일),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토요타그룹 도요다 아키오 회장을 나란히 만났다.
이 회장이 취임 2주년 메시지를 직접 내지 않고, 취임 2주년인 일요일에 두 거물을 만난 것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또 완성차 업계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7일 이 회장은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Hyundai N x TOYOTA GAZOO Racing) 페스티벌' 현장을 방문했다. 이번 행사는 현대차그룹과 일본 도요타그룹이 모터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함께 개최한 행사다.
삼성전자와 이 회장은 별도의 입장을 발표하지는 않았는데, 재계 관계자들은 이 회장이 완성차 업계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으로 행사장을 찾았다고 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에버랜드에서 행사가 열린 만큼 방한한 도요다 회장 등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 회장은 별도 수행원 없이 짧게 머문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정부 행사를 제외하고, 공개된 자리에서 정 회장과 함께 자리한 것은 2020년 천안 삼성SDI 사업장에서의 만남 이후 처음이다. 당시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전고체 전지 관련 협력을 논의했다.
이 회장이 정 회장을 공식적으로 만난 자리에 12년 만에 방한한 아키오 회장도 있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들이 전장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배경이다.
"전장 강화 관련 협력 방안 논의했을 것" 추정돼
실제 이 회장은 전장 사업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관련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6년 카오디오 분야 세계 1위인 하만을 인수했으며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를 통한 전장 가치사슬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다.
올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 모터쇼 '2024 오토차이나'에 삼성전자 DS부문이 최초 참가하기도 했다. 차량용 반도체 판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미국 출장 기간에는 테슬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삼성은 테슬라와 완전자율주행 반도체를 공동개발하는 등 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8세대 V낸드를 적용한 PCIe 4.0 차량용 SSD AM9C1 개발을 완료했다. 8월에는 퀄컴의 프리미엄 차량용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 솔루션에 탑재되는 차량용 메모리 LPDDR4X에 대한 인증을 획득한 뒤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
도요다 회장이 출국 전 이 회장과 따로 만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직 공식 입장은 전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