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료 때문에 임직원 급여 지연한 동성제약
임직원 급여를 제때 지급하지 않은 한 제약회사가 광고 모델 비용 핑계를 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더팩트'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양구 전 동성제약 대표이사는 회사 월급날인 지난 10일 급여 지급을 지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우 남궁민의 광고료가 이달 중순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급여 지급이 어렵다. 이해해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지방에 있는 임직원들은 화상 연결을 통해 소식을 들어야 했다.
직원 A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윗선에서는 월급이 늦어지는 게 싫으면 나가라는 소리까지 들었다"며 "지금까지(23일)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심각한 경영난 겪는 동성제약, 직원 인센티브 4개월 밀려
이어 "회사는 문제의 본질을 해결할 생각을 하지 않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어 정말 비참하다"고 호소했다.
다른 직원 B씨는 "이양구 전 대표가 직원들의 급여를 미루고 광고비에 투자하는 게 장기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이런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전에 직원들의 동의를 구하지도 않았으며 월급 당일에 지급 지연을 통보한 것.
B씨는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경우 그나마 남아 있는 핵심 인력들도 전부 빠져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성제약 직원들은 월급날이 보름가량 지난 24일 오전에 급여를 수령했다.
동성제약의 월급 지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고 한다. 직원들은 지난 9월에도 8월분 급여가 지연됐다고 주장했다. 인센티브는 4개월가량 밀린 상황이다.
현재 동성제약의 영업적자는 5년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채도 1년 만에 150억 원가량 증가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배우 남궁민과 광고 모델 계약을 맺고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동성제약이 광고 선전비로 사용한 금액은 19억 4644만 원에 달한다.
한편, 이양구 전 대표이사는 지난 14일 조카인 나원균 부사장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넘겨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