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현장에서 건설자재를 훔치려다 들키자 자신의 차량으로 현장소장을 들이받아 다치게 한 80대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24일 광주고법 전주제1형사부(부장판사 양진수)는 강도상해와 절도 혐의로 기소된 A씨(81)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판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2년 10월 15일 낮 1시께 서울 강남구의 한 하수관 개량공사 현장에서 맨홀 뚜껑과 철근 등 30만원 상당의 건설자재를 싣고 도주하려다가 현장소장 B씨 범행을 목격당했다.
이에 A씨는 범행을 숨기기 위해 승합차로 B씨를 들이받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고로 B씨는 목과 허리 등을 다쳐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법정에 선 A씨는 "피해자가 갑자기 승합차 앞으로 달려들어 넘어졌다. 상해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 범행의 경위를 비춰볼 때 죄질이 좋지 않다"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실형이 선고되자 A 씨는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사유로 항소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도 원심과 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과정에서 체포를 피할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강도상해죄에서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판단돼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심법원은 피고인에 대한 유리한 정상을 충분히 참작한 다음 법률상 최하한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했다"며 "따라서 피해자가 피고인과 합의해 선처를 탄원하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운 것으로 볼 수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