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급습해 청년들 강제 입대 시킨 우크라
길어지는 전쟁에 심각한 병력 부족을 겪는 우크라이나가 시내를 급습해 청년들을 강제로 입대시키는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징병관들은 지난 주말 수도 키이우의 레스토랑, 쇼핑센터, 콘서트장, 클럽 등을 급습했다.
인기 록밴드 오케인 엘지의 공연이 진행된 키이우 시내 실내경기장 앞에서는 콘서트를 보러 온 남성들이 징병관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을 동원해 현장의 남성 전원을 상대로 서류 검사를 진행하면서 검사를 거부하거나 서류에 문제가 있는 이들을 즉석에서 입대시켰기 때문.
청년과 징병관의 거센 몸싸움까지 벌어져
현지 SNS 등에 공유된 영상을 보면 끌려 나온 남성이 "내게서 물러나라. 제발 놔달라"고 외치며 애원하는 모습이 담겼다.
끝까지 거세게 저항하던 남성은 결국 끌려가는 모습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경찰은 인근 쇼핑센터와 인기 레스토랑 앞에서도 남성들을 대상으로 같은 검사를 진행했다.
징병관들이 시내까지 급습해 대상 청년들을 끌고 가는 것은 그만큼 우크라이나의 병력난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에 비해 인구가 적은 우크라이나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극심한 병력 부족을 겪고 있다. 전쟁 초기에는 많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입대해 조국을 지키는 데 앞장섰지만 현재는 병역 비리까지 기승을 부리는 상황이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해 4월 징집기피자 처벌을 강화하고 징집 대상 연령을 '27세 이상'에서 '25세 이상'으로 확대하는 법안에 서명했으며, 최근에는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죄수까지 징병했다.
그러나 입대 대상인 일부 청년들은 죽음에 대한 극심한 공포로 징병을 피하기 위해 외출조차 꺼리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청년들은 징병관의 눈을 피해 택시로 이동하고 배달 음식에 의존한다.
징집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목숨을 걸고 국외로 탈출하는 남성들도 나오는 상황이다. 전쟁 발발 이후 지난 4월까지 최소 30명의 우크라이나인 남성이 무단으로 국경을 넘으려다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