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문재학 군의 母 "아들, 이제 하늘나라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길"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인 고(故) 문재학 군의 어머니 김길자 씨가 한 작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은 김씨는 "너무 기쁘고 좋아서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백 마디 투쟁한 것보다 작가님의 책 한 권으로 5·18의 진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며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니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5·18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씨는 "조금 전엔 재학이 영정사진을 내놓고 '재학아 이제 네가 못 이룬 것 다 이뤄졌으니 이제 걱정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 친구들이랑 즐겁게 지내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이어 "(아들이) 이제 다 잊어버리고 편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들을 잃은 상처가 여전히 아물지 않은 김씨는 이 책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5·18을 세상에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소년의 온다'의 실제 주인공 문재학 군... 전남도청에서 목숨 잃어
한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5·18 항쟁에 참여했던 문 군을 모티브로 한 주인공 동호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문 군은 1980년 5월 항쟁 당시 광주상고 1학년이었다. 초등학교 동창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어머니의 만류에도 시위에 참여했다.
시위 당시 문 군은 도청에 머물면서 시신을 수습하고 유족들을 안내하는 시민수습대책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도청에서 무력 진압에 나선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숨졌다.
한 작가는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뒤에 '채식주의자'보다 '소년이 온다'가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고 밝히면서 '소년이 온다'가 유명해졌다.
스웨덴 한림원은 한 작가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고 "역사적 상처에 직면하고 인간 삶의 취약성을 노출시키는 한강의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00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