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5일(화)

"빛나는 40+1"... SK하이닉스, 40년 기술력 다져 '글로벌 TOP1'으로 우뚝 섰다

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한국의 반도체 기업이 '글로벌 TOP1'이 될 수 있으리라 여긴 이가 있을까. 


SK하이닉스가 이 어려운 걸 해내고야 말았다. 1983년 반도체 사업을 처음 시작한 SK하이닉스는 40년간의 끊임없는 노력과 혁신을 통해 글로벌 No.1 AI 메모리 컴퍼니(Global No.1 AI Memory Company)로 도약했다.


기술력으로 일군 40년을 갈무리하고 새롭게 1년간 열정을 쏟은 올해, 회사는 1등 리더십을 공고히 하며 '40+1 르네상스 원년'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HBM, PIM, CXL 등 첨단 공정과 패키징 기술이 집약된 AI 메모리가 자리 잡고 있다. SK하이닉스 창립 41주년을 맞아, 이들 혁신 제품에 담긴 역사와 기술력, 구성원들의 노력을 되돌아본다. 


HBM, AI의 등장과 HBM으로 우뚝 선 SK하이닉스의 위상


인사이트사진 제공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No.1으로 자리 잡은 원동력은 무얼까. 많은 게 있겠지만, 단연코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겠다. 


2022년 생성형 AI의 등장 이후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AI 중심으로 재편됐고,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다. 이에 따라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고 빠른 학습과 추론을 지원하는 고성능 메모리의 필요성도 크게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발맞춰 고성능 메모리 솔루션을 제공하며 AI 산업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SK하이닉스는 AI 흐름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고대역폭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는 'HBM(High Bandwidth Memory)' 개발에 집중하며 내실을 다졌다. 특히 HBM2E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잡고 영향력을 확장했으며, AI 및 고성능 컴퓨팅(HPC)에 최적화된 HBM3로 큰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회사는 이 메모리를 엔비디아에 공급하며 AI 및 데이터센터 시장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이 무렵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점유율 50%를 달성하며, HBM 강자로서 위상을 확립했다.


AI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위상은 2024년에도 이어졌다. 회사는 2023년 최고 성능의 'HBM3E(5세대)'를 개발했으며, 올해부터 글로벌 탑 IT 기업에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 초당 1.2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이 제품으로 SK하이닉스는 글로벌 No.1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졌다.


15년 갈고 닦은 HBM 기술력과 Next HBM


인사이트사진 제공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HBM 성공신화'는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회사는 TSV와 WLP 기술이 메모리 성능의 한계를 극복해 줄 것으로 판단하고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그로부터 4년 후,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대역폭 메모리, 1세대 HBM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혁신적인 메모리로 주목받았지만, 시장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HBM이 널리 쓰일 만큼 고성능 컴퓨팅 시장이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는 멈추지 않고 후속 개발에 매진했다. 목표는 '최고 성능'이었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열 방출과 생산성이 높은 MR-MUF(Mass Reflow Molded UnderFill) 기술을 HBM2E에 적용해 시장 판도를 바꿨다. 이후 얇은 칩 적층, 열 방출, 생산성이 모두 탁월한 어드밴스드(Advanced) MR-MUF 기술을 개발해 HBM3와 HBM3E에 적용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2023년에는 HBM3 12단(24GB)을, 2024년에는 HBM3E 12단(36GB) 양산까지 성공하며 '업계 최고 성능'이란 신기록을 잇달아 달성했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AI 붐이라는 시대 흐름을 절묘하게 포착한 전략이 있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를 적기에 출시하며 시장 요구를 완벽히 충족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15년 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과 이에 대한 전 구성원의 믿음, 그리고 미래를 내다 전략적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올해도 SK하이닉스는 AI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를 이어갔다. 4월에는 미국 인디애나주(州)에서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 건설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차세대 HBM을 비롯한 AI 메모리가 이곳에서 집중 생산될 계획이다. 같은 달, TSMC와의 기술 협약 또한 체결했다. 이로써 회사는 고객·파운드리·메모리 간 3자 협업 체계를 구축, 메모리 성능의 한계를 넘어서고 AI 시장에서 우위를 가져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