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결혼식 뒤풀이 문화 논란
중국에서 결혼식 피로연 중 신부를 전신주에 테이프로 묶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 사건은 중국 산시성에서 지난 9월 23일에 열린 결혼식 뒤풀이에서 벌어졌다.
문제의 영상에는 신랑의 친구들이 전통 중국 혼례복을 입은 신부를 테이프로 전신주에 묶어두는 모습이 담겨 있다.
신부는 탈출을 시도하며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아무도 개입하지 않았고 결국 신랑이 나서서야 신부를 풀어줄 수 있었다. 이 영상이 퍼지자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다.
중국 결혼식 뒤풀이 문화인 ‘훈나오(混闹)’는 원래 신랑과 신부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장난이었으나, 최근 들어 그 수위가 도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아 논란이 되고 있다.
신랑의 친구들은 결혼식 후 신랑이나 신부를 골탕 먹이는 다양한 방식의 장난을 치며, 일부에서는 바나나나 오이를 신랑의 하체에 묶고 신부에게 먹게 하는 등의 행동이 일반화되어 있다.
지방 정부 저속한 풍습 근절 노력
이번 사건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놀이로 삼는 것은 역겹다”, “이런 저속한 결혼 풍습은 시대에 뒤떨어진 관습”이라며 비난했다.
이에 대해 신랑의 친구 중 한 명은 “부부가 미리 합의한 게임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분노한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9월 24일 지방 정부는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이 사과 성명을 발표했으며, 정부는 앞으로 문명화된 결혼 관습을 장려하고 구시대적이고 저속한 풍습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훈나오는 중국에서 수 세기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으로, 결혼식 후 가족과 친구들이 신랑, 신부의 긴장을 풀어주고 악령을 쫓기 위한 의도로 시작된 풍습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부 결혼식에서는 이러한 장난이 과격해지고 저속해져, 결혼식의 품격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2016년에는 신랑이 훈나오 도중 부상을 당해 장애를 입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저속한 결혼식 문화가 언제쯤 사라질지 중국 사회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