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스쿨버스 사고로 숨진 여교사, 학생 품에 안은 채 발견돼
태국 방콕에서 현장학습을 가던 스쿨버스에 화재가 발생해 학생과 교사 등 23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사고 현장에서 여교사가 학생들을 품에 안고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먹먹함을 더했다.
지난 1일(현지 시간) 태국 매체 카오소드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8분께 방콕 북쪽에 인접한 빠툼타니주의 고속도로를 달리던 스쿨버스에서 불이 났다.
초등학생 38명과 교사 6명, 운전기사와 동행한 직원 등 총 46명을 태운 버스는 우타이아니주에서 출발해 아유타야와 논타부리 주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중이었다.
불은 순식간에 번져 많은 사람들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10명의 학생과 3명의 교사를 포함해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버스는 고철 덩어리만 남을 정도로 완전히 타버렸고, 버스 내부는 온도가 너무 높아 진입이 어려워 소방대원들은 화재가 진압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학생 안은 채 발견된 여교사, 지난달 대학 졸업한 신입교사"
숨진 교사 중 한 명은 카노콴 스리퐁(Kanokwan Sripong)이라는 여성으로 그는 버스에서 학생을 품에 안은 채 발견됐다.
카노콴은 지난달 26일 대학을 졸업한 신입 교사였다.
그는 졸업식 당일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공유하며 "5년의 여정을 완주하고 엄마의 자랑이 됐어요.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저를 분명 자랑스러워하셨을 거예요"라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카노콴의 어머니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 바로 딸에게 전화했지만 응답이 없었다며 오열했다.
끝까지 학생들을 지키려던 신입 여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에 현지인들의 추모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에 버스 운전사는 불이 나자 차에서 뛰어내려 소화기로 불을 끄려고 했으나 불길이 거세지자 소화기를 떨어뜨린 후 현장에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했다가 2일 늦은 밤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당초 버스 타이어가 터지면서 중앙 분리대의 금속 가드레일과 충돌해 마찰로 생긴 불꽃이 버스의 액화천연가스(LNG) 가스통에 튀어 폭발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경찰청장 대행 키티랏 판페치는 기자회견을 통해 "수사관들이 버스 타이어가 터졌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라면서 "버스에 10개가 아니라 11개의 LNG 탱크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그중 5개는 허가 없이 설치됐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법의학을 통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