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감사결과 인정 못 한다는 취지의 답변서 보내
문화체육관광부의 중간 감사 결과에 대해 대한축구협회가 인정할 수 없다는 답변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감사 결과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보냈으나 타당한 근거나 객관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일 문체부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축구협회 감독 선임 관련 감사에 대한 중간발표를 진행했다.
최현준 문화체육관광부 감사관은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후보자 3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최종 감독 후보로 홍명보 감독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관련 권한이 없고 전력강화위원회 구성원도 아니었던 이 기술이사가 홍 감독을 최종 후보자로 추천한 것이 밝혀지면서 공식적으로 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점이 있다는 게 입증된 셈이다.
최 감사관은 "축구협회의 번복된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축구협회는 대부분의 감사 결과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보내오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만한 타당한 근거나 객관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 7월부터 감사담당관과 체육정책과장을 감사반장으로 한 감사반을 구성해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벌여왔다.
이달 말 최종 처분 결과 발표 예정... 강제성은?
프로축구 울산 HD를 이끌던 홍 감독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의 부진 등을 이유로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후임으로 지난 7월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무려 6개월간 진행된 감독 선임 작업의 결과에 능력 있는 외국인 감독을 기대한 대다수의 팬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박주호 해설위원이 홈 감독의 선임 과정에 대해 공정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논란이 크게 일었다.
선임 과정에서의 문제점이 드러났지만 홍 감독의 자격은 박탈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최 감사관은 "내부 토론을 거친 결과, 과정에 하자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홍 감독과의 계약이 당연히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축구협회의 독립성을 존중한다. 전문적 분야라는 특성이 있다"며 "축구협회에서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국민의 여론, 상식, 공정 안에서 자율적 판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문체부가 협회에 강제성을 발휘하기는 힘들다.
문체부는 협회의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보조금 집행 및 차입금 실행, 지도자 자격 관리 등을 고려해 처분 수위를 결정한 최종적인 감사 결과를 이달 말에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문체부는 처분 대상 책임자 중 하나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도 포함됐다는 점을 공개했다.
최 감사관은 "감사 결과 정몽규 회장도 정관 위반 사실 등이 감사에서 드러났다. 아직 끝나지 않은 감사도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처분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문체부는 각국 축구협회에 대해 정부가 크게 개입하면 대표팀에 징계를 내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언급했듯 대한축구협회 독립성을 존중한다. 다만 사회적 파장이 큰 사항에 대해 문체부가 이를 들여다보고 국민들께 상황을 보고드리는 건 의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