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대신할 여자가 필요하다"며 14살 중학생 딸에게 강요, 친구를 데려오게 한 뒤 성폭행하고 살해한 악마가 있다.
범행 그 자체로만 소름이 끼치고도 남는데 '내 병을 물려줘 죽고 싶다' '딸을 위해 목숨도 바칠 수 있다'며 딸바보 연기를 해 눈물주머니를 터뜨렸던 '어금니 아빠' 이영학(1982년 7월 26일생)이 바로 그 악마라는 사실에 사람들이 받은 충격은 이만저만 아니었다.
10일 황금연휴 첫날 14살 여중생, '외롭다'는 친구에게 손을 내밀었다가...
A 양(2003년생)은 2017년 9월 30일 토요일 초등학교 동창생인 이영학의 딸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그날은 단군 이래 최대 황금연휴의 첫날이었다. 사람들은 9월 30일 토요일부터 3일 개천절, 4일 추석, 6일 대체 휴일, 9일 한글날(월요일)까지 무려 10일간 연휴를 맞았다며 다들 들떠 있었다.
A 양은 "친구야 오랜만, 추석인데 엄마도 없어 너무 외롭다. 우리 집에서 같이 놀자"는 이 양의 문자에 마음이 약해져 "친구 집에서 잠깐 놀다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9월 30일 낮 12시 20분쯤 서울 중랑구 망우동 이영학 집으로 갔다.
경찰 조사 결과 딸은 자기 전화번호에 등록된 모든 친구에게 단체 문자를 보냈지만 응답한 이는 A 양뿐인 것으로 밝혀졌다.
"엄마 대신해 내 욕구 풀어준 여자가 필요하다"며 딸에게 친구 초청 강요
이 양이 이러한 전화를 한 건 이영학의 강요 때문이었다.
이영학은 그해 9월 5일 아내가 세상을 등진 뒤 딸에게 "엄마를 대신해 내 욕구를 풀어줄 여자가 필요하다"며 닦달했다.
그러던 중 9월 29일엔 초등학교 시절 집으로 놀러 왔던 A 양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집으로 유인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냉장고 속에 넣어 두는 등 사전 준비까지 했다.
이영학은 A 양이 집으로 오자 '음료수병'을 권해 잠에 취하게 했다.
딸 친구 잠들자 딸을 내보낸 뒤 변태, 가학적 성추행
이영학은 A 양이 잠들자 오후 3시40분쯤 딸을 집에서 내보낸 뒤 A 양을 성추행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영학은 오후 7시48분쯤 딸을 데리러 나갈 때까지 4시간여에 걸쳐 A 양에게 입에 담기조차 두려운 가학적이고도 변태적 방법으로 성추행 행위를 저질렀다.
A 양은 강력한 수면제에 곯아떨어져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다.
하루 만에 깬 딸 친구, 저항하자 살해... 딸과 함께 강원도 영월 야산에 시신 유기
이영학은 다음날인 10월 1일 오전 11시 53분 딸이 잠시 외출한 사이 또다시 A 양 몸에 손을 댔다.
오전 12시 30분쯤 잠에서 깬 A 양이 소리치며 반항하자 이영학은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A 양을 목 졸라 살해했다.
이영학은 오후 1시 44분 집으로 돌아온 딸에게 '들키면 우리 둘 모두 끝장이다'고 으름장을 놓은 뒤 A 양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었다. 이어 지인 B 씨에게 '차를 잠깐 사용하자'고 연락, 빌린 차로 그날 밤 9시 30분 강원도 영월로 출발해 야산 골짜기에 시신을 던져 버렸다.
피해자 부모 "딸이 안 들어온다" 실종신고... CCTV에 결정적 장면이
A 양 부모는 9월 30일 정오 "친구 집에서 놀다 오겠다"며 나간 딸이 밤늦도록 오지도, 연락도 닿지 않자 그날 밤 11시 20분,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A 양이 이영학 딸과 함께 이영학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 이영학이 10월 1일 밤 여행용 가방을 들고 나오는 모습을 확인하고 이영학은 용의자로 특정했다.
원룸에서 은신 도중, 딸과 함께 음독
시신을 유기한 이영학은 B 씨의 도움으로 얻은 도봉구 원룸으로 딸과 함께 함께 몸을 숨겼다.
이후 경찰이 대규모 수사 인력을 구성해 뒤를 쫓고 있다는 소식에 이영학은 10월 4일 딸과 함께 음독했다. 5일 은신처를 파악한 경찰은 원룸으로 들이닥쳐 이영학 부녀를 병원으로 옮겼다.
곧 의식을 회복한 이영학은 시신 유기 장소를 자백했고 10월 7일 의식이 돌아온 딸도 아버지를 도운 일을 실토했다.
벗겨진 이영학의 가면... 아내 성매매 강요해 죽음으로, 후원금 편취
경찰과 검찰 수사 결과 이영학의 실체가 드러났다.
이영학은 빌라를 빌려놓고 아내 C 씨(1986년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했다. 또 아내 또는 성매수 남성을 상대로 협박용으로 삼기 위해 성매매 장면을 몰래 동영상으로 찍었다.
이도 부족한 지 아내에게 '남편의 계부에게 성폭행당했다'며 허위 고소를 강요했다. 견디다 못한 아내는 2017년 9월 6일 이영학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영학의 계부 D 씨는 '며느리와 성관계한 건 사실이지만 성폭행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또 이영학은 자신과 딸이 불치병을 앓고 있다며 도움을 호소, 이를 딱하게 여겨 기부받은 12억원 중 10억원을 딸 치료가 아닌 고가의 외제차 구입 등 개인의 향락을 위해 흥청망청 써버렸다.
희소 난치병 '거대 백악종'... 어금니 하나만 남아 '어금니 아빠'로 유명세
이영학은 2005년 딸과 함께 희귀 난치병 '거대 백악종'을 앓고 있다는 사연이 TV 방송을 통해 널리 알려져 이름을 날렸다.
거대 백악종에 따른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잇몸을 거의 모두 도려내는 바람에 어금니 하나만 남아 '어금니 아빠'라는 이름으로 불린 이영학은 "간질 치매까지 앓고 있다"며 "딸의 치료를 위해 제 여생을 받치겠다"고 절절한 부성애를 드러냈다.
여기에 감동한 이들은 '어금니 아빠와 딸'을 위해 쌈짓돈까지 꺼내 후원했다.
사이코패스... 1심 사형, 2심 무기징역으로 감형, 딸은 장기 6년 단기 4년형
이영학은 사이코패스 검사(PCL-R 테스트) 결과 25점으로 사이코패스 판정을 받았다.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살인, 추행유인, 사체유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영학에 대해 1심인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성호 부장판사)는 2018년 2월 21일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4세에 불과한 피해자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성인의 관점에조차 극악무도한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변태적이고 가학적이며 피해자의 기본적인 인간의 존엄성까지도 짓밟는 추행을 했다"면서 "죄에 대한 응당한 징벌, 잠재 범죄에 대한 경고, 사회가 마땅히 가져야 할 위로 등을 포함해 형을 정했다"고 사형 선고 이유를 알렸다.
아울러 딸에게는 징역 장기 6년, 단기 4년형을 내렸다.
2심인 서울고법 형사9부(김우수 부장판사)는 2018년 9월 6일 "살인이 다소 우발적이었던 점, 정신상태가 다소 불안했던 점, 재범 우려가 매우 크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교화 가능성을 부정하며 사형에 처할 정도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1심을 깨고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그해 11월 29일 대법원도 2심 형량을 유지, 이영학은 현재 옥살이를 하고 있으며 딸은 출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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