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음주 뺑소니 사망사고' 피해 여성 유족, 여전히 오열 중
"보름 남은 아빠 생일에, 1년이나 뒤늦은 환갑잔치 겸 축하파티해준다고 한 효녀였는데..."
광주 '마세라티 음주운전 뺑소니 사망사고' 피해자 20대 여성의 아버지 강모(62)씨는 떠난 딸을 생각하며 끝없이 오열했다.
지난 29일 연합뉴스는 피해 여성 아버지가 전하는 딸의 생전 모습을 전했다. 강씨는 26일 딸의 발인을 지냈지만, 여전히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모습이었다.
강씨에 따르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집은 아니었다. 하지만 딸은 성인이 된 직후부터 자립을 위해 일자리를 구해 돈을 벌었다.
2년 전 광주 지역 한 물류센터에 취업해 배송 물품을 포장하는 일을 했다. 매달 월급에서 30만원씩 떼 용돈 명목으로 부모에게 송금했고, 강씨는 그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차곡차곡 모았다. 나중에 결혼을 할 때 돌려줄 생각이었다.
사고를 당한 24일 새벽에도 고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포장 업무를 충실하게 마쳤다. 업무시간이 오후 4시부터 새벽 2시였던 탓에 밤낮이 바뀐 일상을 보냈지만, 해야 할 일은 해내고야 마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었기에 늘 성실하게 업무를 했다고 한다.
월급날, 용돈 보내줬던 딸..."다음 주 1년 전 못한 내 환갑잔치 하기로 했었다"
어느 정도 돈을 모은 고인은 평소 네일아트샵을 운영해 보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최근 자격증 취득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 고인은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강씨는 매체에 "꼬깃꼬깃한 현금이 들어있는 돈 봉투만 보면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던 딸 생각이 밀려온다"라며 "핏덩이 같은 딸의 돈을 어찌 부모가 함부로 쓸 수 있느냐"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작년, 제 환갑잔치를 하지 못했다. 올해 보름 남은 제 생일 때 잔치하자는 딸이 그립기만 하다"라며 "술을 마시고 운전한 것도 모자라 도주까지 한 운전자를 일벌백계해야 한다. 음주운전 피해자는 우리 딸이 마지막이길 소망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고인은 지난 24일 새벽 2시 업무를 마치고 돌아오던 중 사고를 당했다. 늦은 밤 배달 기사로 일하는 남자친구 오토바이 뒷자리에 타고 있었고, 광주 서구 왕복 8차선 도로에서 뒤따라오던 마세라티 차량에 치였다.
마세라티 차주 A씨는 현장에서 도주했다. 대전, 인천, 서울 등을 계속 옮겨 다녔다. 특히 해외 도피를 위해 인천공항에 가서 항공편 예약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경찰은 기동대 30명을 투입해 차주를 추적했다. 도주 67시간 만에 서울 강남에서 그를 체포했다. 그는 호텔에 머물고 있었고, 그의 도피를 돕던 친구와 저녁식사를 하러 나가는 길이었다.
A씨는 "사고를 낸 사실을 알았지만 겁이 나서 달아났다. 술을 마신 게 맞다"라고 진술했고, 경찰은 그를 구속했다.
그의 마세라티 차량은 법인 명의였다. 그의 주거주지는 태국이었고, 주민등록등본상 주소는 광주 북구의 행정복지센터로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