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시간 광주 도심에서 고급 외제차로 오토바이 사망사고를 내고 도주했던 30대 운전자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본격화한다. 이 운전자는 사고 뒤 해외도주를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상 혐의를 받는 30대 A 씨를 긴급체포해 수사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A 씨는 전날 오후 9시 50분쯤 서울 강남에서 긴급체포됐다. 도주 이틀 만이다.
경찰은 A 씨와 함께 있으며 도피를 도운 조력자 고교 동창 30대 B 씨도 범인도피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사고 직후 A 씨를 타지역으로 데려다주고 해외 도피를 도우려 한 30대 벤츠 운전자 C 씨 또한 입건해 수사 중이다.
A 씨는 지난 24일 오전 3시 11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한 도로에서 마세라티를 몰던 중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2명의 사상자를 내고 도주한 혐의다.
이 사고로 2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중상을 입었고 그의 여자친구가 숨졌다.
이들은 배달 대행 일을 마친 뒤 귀가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C 씨가 몰던 벤츠를 뒤쫓아가다 사고를 냈고, 사고 직후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채 C 씨의 차를 타고 대전으로 도주했다.
이후 A 씨는 현금을 사용해 택시나 공항 리무진 버스 등 대중교통을 타고 인천공항 등지로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C 씨는 A 씨를 돕기 위해 외국으로 가는 비행기표까지 예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광주청 형사기동대 30여명을 투입해 추적에 나섰고, A 씨가 사용할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을 통해 과거 치과 치료 전력이 있는 강남을 수색하던 중 이틀 만에 신병을 확보했다.
앞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경찰은 A 씨와 C 씨가 사고 발생 약 10분 전 광주 상무지구 일대에서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은 음주 정황도 포착했다.
마세라티와 벤츠, 두 차는 모두 각기 다른 법인 소유 차량으로 대포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사고 당시 마세라티에 함께 타고 있던 동승자는 방조 혐의로 입건 여부를 검토 중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뉴스1) 이승현 기자 ·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