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여친에겐 디올·샤넬 선물한 고1"... 인스타 뜨겁게 달군 16살 박도영 군의 정체

"엄친아인가요?"... 여친에게 디올·샤넬 사준 16살 남학생


인사이트Instagram 'dy_gamblingdieary'


인스타그램에 16세 박도영 군이 화제의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아직 학생 신분이지만 친구에게 30만원짜리 밥을 사고 여자친구에게 명품을 사준다. 


박군은 지난 8월부터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소한 일상을 공유했다. 처음에 독사진을 올리다가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하기 시작한다. 


여자친구와 함께 데이트하는 사진과 릴스를 올리는 등 여느 청소년들과 다름없는 모습이다. 


그런데 지난 8월 19일 교실에 앉아 휴대전화를 만지고 있는 사진이 올라온 직후 커다란 변화가 생긴다. 이후 올라오는 사진 속 그는 고가의 옷을 입고 친구들과 레스토랑에 가서 30만원을 결제한다. 


인사이트Instagram 'dy_gamblingdieary'


여자친구에게는 디올과 샤넬, 루이뷔통 등 명품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후 운동을 즐기던 그는 친구들과의 축구 모임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휴대전화를 보면 욕할 때도 많아졌다. 


그동안 샀던 고가의 신발을 팔기도 하고, 물류 창고에서 알바를 뛰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9월 7일 그는 누군가에게 받은 메시지를 공개한다. 메시지에는 "돈 빌리고 잠수탄 박도영", "박도영 대답 바로바로 해라", "좋게 좋게 했더니 내가 만만하냐?" 등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박군은 "요즘 제 번호가 이상한데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은데 모르는 연락이 너무 많이 옵니다. 저 돈 잘 갚고 있습니다. 연락 그만해주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인사이트Instagram 'dy_gamblingdieary'


다음 날 공개된 박군의 과거 사진. 그는 "이때로 돌아갈 수 있나?"라고 올렸다. 2주 전인 9월 9일에는 검은 화면과 함께 "이제 다 그만두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이 인스타그램의 주인공인 박군은 사실 사이버도박으로 피해를 본 학생들의 협조를 받아 이들의 얼굴을 합성해 만든 가상 청소년이다.


경찰청은 모바일 금융 서비스인 토스와 협업해 '청소년 사이버 도박 예방·근절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 계정을 운영했다. 


가상 인물인 16세 박도영을 통해 사이버도박의 심각성을 알리는 예방 영상을 제작해 배포했고, 현실성을 더하기 위해 박 군의 인스타그램까지 개설한 것. 


인사이트Instagram 'dy_gamblingdieary'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이버 도박으로 인생이 망가져 가는 박군의 모습을 시간 순서대로 보여줘 현실감을 더했다. 


경찰청은 토스와 함께 도박 의심 계좌를 알려주는 서비스도 만들었다. 


토스는 불법 도박 활용 의심 계좌로 송금할 때 경고 알림 문구를 띄우는 기능과 연결된 가족에게 위험으로 의심되는 거래·송금할 때 사고 유형과 발생 일자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활용되는 토스뱅크 계좌가 있다면 이를 웹을 통해 신고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