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헌터에게 쫓기다 사망한 운전자... 유족 반발
음주 운전을 의심해 자신을 추격하는 유튜버를 피해 달아나던 30대 운전자가 사고로 숨진 가운데, 유족이 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3시 50분경 광주 광산구 산월동의 한 도로에서 30대 중반 A씨가 몰던 BMW 차량이 갓길에 주차된 시멘트 운송 트레일러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크게 다친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고 직후 3시간 만에 숨졌다. 해당 차량은 충돌 여파로 화재가 발생해 전소했다.
A씨는 이른바 '음주 운전 헌터'로 불리는 유튜버로부터 달아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유족 측은 음주 운전은 큰 잘못이지만, 유튜버의 추적이 없었더라면 사고 사망까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측 "음주 중죄이지만, 공황장애를 앓고 있어"... 일각에선 사적 제재에 대한 우려도
이날 전남일보에 따르면 유족 측은 "평소 A씨가 공황장애를 앓고 있던 터라 심야에 벌어진 추격전이 굉장히 위협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음주 운전이라는 중죄를 짓기는 했지만, 유튜버의 사적 제재가 없었더라면 추격전을 벌일 일도 없었고, 화물차에 부딪히는 사고 발생은 물론 사망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유족 측은 "A씨가 평소 공황장애로 힘들어했기 때문에 술을 마셨다는 사실에도 의문이 드는 상황"이라며 "그런데 하루아침에 아들이 주검으로 돌아오게 되니 하늘이 무너지는 심경"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사적 제재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음주 운전자를 전문적으로 쫓아다니면서 영상을 찍는 유튜버가 음주 운전에 경각심을 주는 건 긍정적이지만, 무리하게 추적하는 건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경찰은 도로의 CCTV 등을 확인한 결과 사고 직전에 이 유튜버가 차량을 바짝 쫓아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해당 유튜버를 참고인으로 조사하는 등 사고와의 관련성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또 A씨의 음주 및 과속 여부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