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중 식물인간 된 아내, 정신연령 7살로 깨어나"
출산 중 식물인간이 된 후 정신 연령 7세로 깨어난 아내를 둔 남편의 안타까운 이야기가 전해졌다.
지난 23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는 출산 중 갑작스럽게 식물인간 판정을 받은 아내를 둔 사연자가 출연해 고민을 털어놨다.
이날 사연자는 "아내가 37살에 시험관 시술 끝에 임신했다. 그런데 출산 도중 식물인간이 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내는 '천사 데려올게, 조금만 기다려'라고 말하며 웃으며 분만하러 들어갔다. 그런데 30분도 안 돼 CPR 팀이 분만실에 들어가고 아내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나오더라"라고 회상했다.
아내는 다행히 3주 만에 의식을 회복했지만, 7세 정신연령으로 깨어났다.
사연자는 "아내는 지병도 없었다. 의사도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다. 쌍둥이는 중환자실에 있었지만, 다행히 건강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내를 정말 사랑하는데 홀로 육아와 간병 병행은 어려우니 주변에서 아내를 시설로 보내라고 한다. 차마 아내를 시설로 못 보내겠다"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육아·간병 병행 어렵지만 아내 데리고 있고 싶어"
사연자는 "아내가 3주 만에 깨어났는데 검사를 할 때마다 점점 정신 연령이 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증 치매, 뇌병변 진단을 받았다. 혼자서는 걸을 수 없고, 화장실도 못 간다. (아내가) 자다가 대소변 실수를 하면 기저귀를 빼서 옆에 던져 놓는다"라며 병간호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쌍둥이를 낳은 것도 기억을 못 한다. 아기를 안으면 좋아질까 했지만, 아기를 던져서 큰일 날 뻔한 적이 있다"며 "한 달 병원비가 800만 원 정도 들어간다. 병원비가 감당이 안 된다. 보험도 있었지만 출산 중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보험 적용이 안 됐다. 병원 측에서도 억울하면 소송하라고 했다"며 "제가 아내도 있고 아이도 있다 보니까 시도도 못 했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사연을 들은 서장훈은 "시설에 안 보내려면 양가 가족이 합심해서 돌아가며 육아, 간병을 도와주고 남편이 일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이 가정은 해법이 없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가족 입장에서는 사연자가 덜 고생하길 바라는 마음에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만 남편 입장에서는 쉽지 않다"라며 공감했다.
이수근은 "사는 게 사는 게 아닐 거다. 간병을 하다보면 그 사람도 힘들어진다"라며 우려했다.
이에 사연자는 "공황장애와 우울증이 있다. 8층에서 뛰어내리려고 생각도 해봤다"라고 고백했다.
이수근은 "아내가 말은 못 하고 있지만 '우리 아이들 좀 지켜달라'라고 얘기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아직 젊다. 오늘 방송에 나온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줄 것"이라며 사연자를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