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던 '북한 군부 서열 1위'의 몰락
"원수님 사무실을..."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고 알려진 북한 군부 1인자에서 하루아침에 '마당'을 쓰는 신세가 된 사람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익히 잘 알려졌던 황병서 전 정치국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2017년 급작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후 전면에 등장하지 않아 의문을 자아낸 바 있는데, 그 이유가 최근 전해졌다.
지난 16일 SBS 뉴스는 황병서가 2017년 말 모든 직위를 박탈당했던 이유가 '불손한 입' 때문이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말 탈북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어떤일이 있었는지 전했다. 문제가 된 사건은 총정치국에 불이 났을 때 벌어졌다.
리일규 참사는 "당시 황병서는 '(김정은) 원수님 사무실하고 연결된 전산망이 다 불타서 컴퓨터가 다 전소됐습니다. 그래서 당분간 원수님께 보고하는 문건을 프린트해서 당중앙위원회 해당 부서에 넘겨줘서'라는 말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유는 굉장히 사소...김정은 1인 체제의 폭력성 여실히 보여줘
그런데 김정은이, 집무실을 '사무실'로 표현한 것과 '넘겨준다'는 표현을 쓴 것을 문제 삼았다.
리일규 참사는 "(김정은이 황병서한테) '수령이 일하는 공간이 사무실이냐 집무실이냐, 당중앙위원회가 장마당이냐. 문건을 넘겨준다는 게 무슨 소리야. 당 중앙위원회에 문건을 보고하게 돼 있지'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황병서는 당중앙위원회를 존엄 있게 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혁명화 처벌을 받았다는 게 리 참사의 증언이다.
거의 70이 된 나이에 총정치국장에서 해임되고 당중앙위원회 본부 청사 마당을 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3개월 정도 쓸었다고 한다.
해당 사건은 북한 내부도 큰 충격을 줬다고 한다. 아무리 군부라도 당중앙위원회 특히 김정은을 존엄하게 대하지 않으면 하루 아침에 '나락'이 갈 수 있다는 의식이 사람들 사이에 스며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