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목)

광주서 낙뢰 맞은 심정지 교사, 28일 만에 기적 생환... 살려준 의사들에게 1천만원 기탁

낙뢰 맞고 28일 만에 퇴원한 20대 남성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광주 조선대학교에서 낙뢰를 맞고 심정지 상태에 빠진 20대 남성이 극적으로 살아났다.


광주 서석고 교사인 김관행(29)씨는 지난달 5일 광주 조선대학교에서 교사 연수를 받고 점심을 먹기 위해 교정을 걷던 중 낙뢰를 맞았다.


나무에 떨어진 낙뢰가 땅을 타고 김 씨에게 다다랐고 그는 곧바로 심장이 멈춘 채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인근에 있던 시민이 119에 신고하며 빠르게 심폐소생술 했지만 김 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이때부터 의료진들의 사투가 시작됐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전남대병원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김 씨는 겨우 호흡과 맥박을 되찾았다. 그러나 이미 심장이 40분이나 멈춰 있던 탓에 여러 장기가 훼손된 상태였다.


심장이 멎은 후 5분만 지나도 장기에 혈액과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심장과 폐는 물론 뇌까지 다칠 수 있다. 사실 김 씨의 생존 가능성은 매우 희박했다.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진 후 다발성 장기부전과 혈액 응고 현상 등이 잇달아 일어났다. 그러나 당시 의료진들은 그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았다.


당시 김 씨를 치료했던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심장과 폐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지만 환자도 젊고 조그만 가능성이라도 키워보자는 생각으로 전력을 쏟아 치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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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크모 치료에 입원 10일 만에 회복, 28일 만에 퇴원


의료진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에크모(ECMO·인공심폐기계) 치료를 해보기로 했다. 사흘간 밤낮으로 이뤄진 에크모 치료에 김 씨는 기력을 되찾기 시작했고 입원 10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뗄 정도로 회복했다.


병원 측도 '기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놀라운 회복이었다. 조 교수는 "치료가 매우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환자의 살고자 하는 의지와 정신력이 매우 강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의료진들의 극진한 진료 덕에 김 씨는 사고 28일 만인 지난 2일 기적적으로 퇴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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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의료진들 헌신 덕분에 '두 번째 삶'을 선물 받았다"며 "조 교수님이 두 번째 아버지"라고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병원 발전후원금으로 전남대병원에 1000만 원을 기탁했다.


아직은 섭식 장애·근력 감소·발뒤꿈치 피부 손상 등으로 걷기 힘든 상태인 김 씨는 "직장 복귀를 언제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시 살았다는 기쁜 마음을 품고 두 번째 삶을 충실히 살아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끝으로 "최근 의정 갈등으로 막연히 부정적인 생각을 지닌 사람이 많아진 것 같아 아쉽다"며 "환자를 위해 밤낮으로 헌신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노력과 열정이 폄훼되지 않도록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