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 마셨다가 폐 질환+패혈성 관절염 얻은 남성
친구 집에서 여과되지 않은 샘물을 마신 30대 남성이 몇 년 후 폐가 망가지고 관절염을 앓게 되는 등 심각한 상황에 빠졌다.
지난 9일 영국 매체 '더 미러' 등에 따르면 호주 퀸즐랜드 북부의 마운트 엘리엇에 살았던 지붕 수리공 크리스 캐퍼(33세)는 지난 2021년 7월 친구 집에 방문했다.
목이 말랐던 그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친구 집에서 자연 샘물을 한 모금 마셨다. 이때부터 캐퍼에게 악몽이 시작됐다.
샘물을 마신 뒤로 몸에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열이 났고 쉽게 피로해졌으며 숱한 기침까지 동반됐다.
이런 증상이 점점 심해지자 캐퍼는 인근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원인을 찾을 수 없었고 지난 2023년 7월이 되어서야 폐에 구멍이 나 있는 것을 발견했다.
원인은 흙, 물, 먼지에서 발견되는 박테리아인 '비결핵 항산균(Non-Tuberculosis Mycobacteria, 이하 NTM)'이었다.
NTM의 증상으로는 발열, 피로, 체중 감소, 림프절 부종 등이 있다.
캐퍼는 이후 6주 만에 폐의 3분의 1이 세균에 감염됐다. NTM은 사람 간 전염이 아닌 환경적 노출로 감염되며 주로 면역력이 약하거나 기존 폐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박테리아에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리뼈와 엉덩이까지 퍼진 병... 병원 "균 잘 모른다"
심지어 캐퍼는 폐에 감염된 균이 팔꿈치로 퍼져 패혈성 관절염까지 얻게 됐다. 관절 통증과 부종을 발생시켰으며 이 때문에 매일 알약 16개를 먹어야 했다.
그럼에도 병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세균이 허리뼈와 왼쪽 엉덩이까지 퍼져나갔다. 그는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병원에서도 이 균을 잘 모른다. 그냥 죽기를 기다리는 기분이다"라며 참담함을 드러냈다.
캐퍼는 병으로 인해 직업까지 잃었고 막대한 병원비로 인해 재산이 거의 바닥났다고 한다.
그는 이러한 악몽의 시작이 친구 집에서 마신 샘물이라고 생각했다. 여과되지 않은 샘물에서 NTM에 감염됐다는 주장이다.
다만 NTM과 샘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캐퍼의 말처럼 여과되지 않은 샘물을 마셔 NTM에 직접적으로 감염됐을 수도 있고, 박테리아로 인해 기저질환이 악화했을 수도 있다.
그는 기존에 1형 당뇨와 낭포성 섬유증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기저 질환들이 NTM 감염에 더 취약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