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수준 낮다"는 기자 지적에 '펀쿨섹좌'의 반응
기자에게 난처한 돌직구 질문을 받은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이 유려한 답변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 6일 고이즈미 의원은 출마 기자 회견에서 자신을 프리랜서라고 밝힌 일본 기자에게 "당신이 일본 총리가 돼 G7 정상회담에 나갔다간 '지적 수준이 낮아서 망신당할 것'이란 걱정이 많다"는 질문을 받았다.
고이즈미 의원에게 씌워진 일부 이미지와 관련한 질문이었다.
고이즈미 의원은 5년 전 환경상 재직 당시 기후변화 대책을 묻는 질문에 "재미있고, 쿨하고, 섹시하게"라고 답한 적이 있다. 이는 한국에서도 화제가 돼 '펀쿨섹좌'로 불리기도 했다.
이 발언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하면서 고이즈미 전 총리에게는 지적 수준이 낮다는 이미지가 따라다녔다.
'멍청하다' 이미지 있던 고이즈미, 그러나 놀랍도록 유연한 답변
기자의 질문에 고이즈미 의원은 잠시 시선을 떨구기도 했지만 이내 기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내가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고 완벽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그 부족함을 채워줄 팀, 최고의 팀을 만들겠다"며 "지금까지 길러온 것으로 한 사람 한 사람, 그리고 각국의 정상들과 마주할 각오가 나에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지적한 기자의 이름을 언급하며 "당신에게 이런 지적을 받은 것은 명심하고 앞으로 '그 녀석 나아졌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환경상으로 재직할 당시에도 다른 기자에게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며 "그 기자와는 퇴임 때 꽃다발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고, 당신과도 그런 사이가 되면 기쁘겠다"고 했다.
이에 기자는 "알겠다. 공부해달라"고 답했다.
고이즈미 의원의 답변은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누리꾼들은 "그냥 웃긴 사람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말을 너무 잘한다", "다 빌드업이었나?", "펀쿨섹도 사실 의미로 생각하면 이상한 맥락은 아니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고이즈미 의원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으로 인지도를 쌓았으며, 오는 9월 27일 치러질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유력한 당선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일본에서는 보통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당선인이 무난하게 총리 지명을 받아 일본국 내각총리대신이 된다. 때문에 총재 선거는 차기 일본 총리를 선출하는 선거로 여겨진다.
최근 자민당의 킹메이커로 불리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과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다투는 중이다. 9일 민영 TBS 계열 JNN이 발표한 여론조사(7~8일)에서 차기 자민당 총재로 가장 적합한 인물 1위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