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화장실서 병사 몰래 촬영한 중사
군부대 화장실에서 남성 간부가 용변을 보는 병사를 몰래 촬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5일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사건은 경기 포천시의 육군부대에서 지난달 23일 발생했다. 21살인 A 상병은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던 중 화장실 옆 칸에서 인기척을 느꼈다.
수상한 소리에 위를 봤더니 자신을 촬영하고 있는 휴대전화를 목격했다.
놀라서 뛰쳐나온 A 상병은 휴대전화를 억지로 확인해 봤고, 아니나 다를까 사진첩 안에는 화장실 안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
"달그락 소리에 자살하는 줄 알고 찍었다"
촬영자는 인근 중대 소속 남성 B 중사였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촬영 이유를 묻자 B 중사는 "화장실 안에서 달그락 소리가 나서 자살하는 줄 알고 찍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 병사 측은 군이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해자 조사도, 휴대전화를 확보하지도 않았다는 설명이다.
A 병사의 아버지는 "행위를 한 B 중사가 자살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휴대전화 조사를) 그렇게 할 수는 없다(며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군 고위 관계자는 사건 초기 둘을 분리 조치했고 피해자 보호에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남자끼리라서 조사 안 하는 거냐"는 등의 분노 반응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결국 A 병사는 군이 조사를 미루자 민간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피해자 조사를 마치고 지난 4일 형사기동대로 사건을 넘겨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피해자 조사는 마쳤으며 향후 해당 휴대전화를 확보하고 피의자를 불러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