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9일(금)

손자는 할머니 살리려 끌어안고 뛰어내렸는데... 구조 과정에서 할머니 바닥에 떨어트린 소방관들

건물 화재에 90대 할머니 안고 뛰어내린 30대 손자


인사이트JTBC '아침엔'


수원의 한 건물에서 불이 나자 30대 손자가 90대 할머니를 안고 뛰어내렸지만 치료 도중 세상을 떠난 가운데 구조 과정에서 소방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29분께 경기 수원시 권선구 탑동의 한 상가 건물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집에 불이 나자 거주하고 있던 30대 손자 A씨는 90대 할머니 B씨를 안고 안방 창문을 통해 건물에 붙은 2층 높이의 패널 지붕 위로 뛰어내렸다. 


A씨는 현관을 이용해 계단으로 대피하려 했지만 연기 등으로 대피하기 어려워 창문을 통해 뛰어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


구조 과정서 한번 더 바닥으로 떨어진 할머니


B씨는 연기를 흡입하는 등 부상을 입고 의식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도중 숨졌다. A씨 역시 상반신 20도 화상 등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소방이 이들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아찔한 상황도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JTBC가 공개한 구조 과정 영상에서는 손자가 할머니를 안고 뛰어내린 뒤 할머니가 2층 지붕에서 누워있는 동안 옆에 있던 소방대원은 물을 쏴 불을 끄는 모습이 담겼다. 


인근 주민이 "할머니 먼저 좀 구해봐요!"라고 소리치자 대원들은 사다리를 대고 지붕으로 올라갔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하지만 구조하는 과정에 할머니는 한 번 더 떨어져 충격을 받았다. 들것에 몸을 묶지 않아 중심을 잃었고 할머니는 바닥으로 그대로 추락했다. 할머니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숨졌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90대 할머니를 건장한 청년 다루듯 하네", "내가 뭘 본 거지", "이건 잘못이 분명해 보인다", "화가 치밀어 오른다", "소방관 6명이 할머니 한 명을 제대로 못 내리냐"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경찰과 소방은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구조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한편 A씨는 최근 건강이 악화한 할머니를 보살피기 위해 직장까지 그만둔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불이 났을 당시에도 할머니와 손자는 한방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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