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낙관적으로 본 윤 대통령, 지표는 달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8월 29일 국정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가 확실하게 살아나고 있습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정작 다음 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그의 발언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통계청,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료는 현재 한국 경제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30일 아침 8시, 통계청은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1.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0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소매판매지수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과 비슷한 수준의 소비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내구재, 준내구재, 비내구재 할 것 없이 모든 소비가 줄어들면서 소비 위축이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4로 전월보다 0.6포인트 하락하며 다섯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망 어두워... 윤 대통령 낙관론에 국민들 의문
회복에 대한 전망도 어두운 가운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며 앞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같은날 오전 11시에는 기획재정부가 올해 7월까지 국세 수입이 세입 예산의 56.8%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최근 5년간 7월까지의 국세수입 진도율 평균인 64.3%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으로 이는 세수 결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지난해의 결손 규모에는 미치지 않겠지만, 수십 조원의 결손이 확실시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세수 결손은 재정 운용의 차질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예산 사업의 불용 가능성과 재정건전성의 훼손으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 정부가 예상한 올해 재정 적자 규모보다 실제 적자 규모가 훨씬 클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아침 6시, 국토교통부는 서울 주택 매매 거래량이 지난달 1만2783건으로 전달보다 1.4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1년 8월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서울 주택 매매가 1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재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똘똘한 한채'로 강남 4구에서만 거래의 약 30%가 발생한 것은 특정 지역에 집중된 과열 현상을 더욱 두드러지게 한다. 이러한 매매 거래량 확대는 가계 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7월 한 달 동안 가계 대출이 전 금융권 기준 5조 원 급증하며 그 여파는 8월에도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규제 완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7월 시행 예정이던 대출 관련 스트레스 디에스알(DSR) 2단계 적용 시점을 9월로 2개월 늦춘 결정은 부동산 시장의 과열과 가계부채 급증을 부채질한 결과를 낳았다.
이는 결국 거시경제 전반의 위험을 키우는 정책 실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 회복을 강조한 지 하루 만에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정부의 낙관론과는 동떨어진 현실을 드러냈다. 소비는 줄고, 세수는 걷히지 않으며 부동산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지표들은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
현 정부가 경제 회복을 위해 진정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국민들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부는 더 이상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진정으로 경제 회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