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범죄 강력 수사 나선 경찰...배포 포스터 논란
최근 텔레그램을 통한 '딥페이크 범죄'가 사회적인 논란이 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언급한 사안이며,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런 가운데 경찰이 제작한 딥페이크 범죄 예방 홍보 포스터에 '남성 혐오적 의미'를 담은 손모양이 삽입됐다는 논란이 터져나왔다.
성범죄를 잡아야 하는 경찰이 젠더 갈등을 강화시키는 그릇된 행동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법무부가 내놓은 '간행물 성폭력 가이드라인'에 위배됐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광주 남부경찰서는 지난 27일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예방을 위한 홍보물을 제작해 관내 학교에 전달했다.
안내물에는 딥페이크 음란물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해당 사건에 대한 예방·대처 방법이 담겼다.
딥페이크 음란물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실제 인물의 얼굴이나 특정 신체 부위를 합성해 만든 음란물이라며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처벌될 수 있다고 안내돼 있다.
범죄 예방을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개인 사진 및 정보 공개를 최소화 하고, 피해를 볼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삭제를 요청하라는 조언도 담겼다.
포스터에 '남혐 손가락' 삽입 논란...경찰 '절차적 문제' 인정
그런데 포스터에 담긴 손가락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른바 '집게 손가락'·'남혐 손가락'으로 불리는 손가락 모양이 담겼다는 것이다.
실제 포스터 가장 오른쪽 손가락은 '남혐 손가락'과 그 생김새가 똑같다.
'남혐 손가락'은 극단적 여성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남성혐오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시작된 '성희롱·성착취' 표현이다. "한국 남성의 성기는 6.9cm로 세계에서 가장 작다"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성적인 뜻을 담고 있는 '가운데 손가락' 욕과 비슷한 표현이며, 여성을 위해서는 남성의 성기가 작으면 안 된다는(커야 한다는) 일종의 성착취적 표현도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그런 뜻이 전혀 아니라고 하지만, 남성들은 그런 뜻이라고 여기고 있다. 이 때문에 국가기관 공식 안내문에서는 최소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표식은 검토 과정에서 시정됐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또 있다. 피해자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듯한 느낌의 포스터 구도도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2021년 법무부 산하 디지털 성범죄 등 전문위원회(위원회)는 '성폭력·성희롱 간행물 제작 가이드라인'을 통해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피해자를 손가락질하는 이미지, 남성을 괴물 등으로 표현하고 여성은 웅크리고 있는 등의 이미지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디지털성범죄의 원인을 피해자 탓 또는 잘못으로 치부하는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비판이 일자 남부경찰서 측은 인터넷상에 무료로 제공되는 이미지를 이용해 범죄 예방 차원에서 급히 제작, 배포했다고 설명했다. 자체 성별영향평가를 받지 않는 절차적 미비함이 있었다고 실토했다. 직원 교육 등을 통해 재발 방지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