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자퇴 후 방충망 시공하는 21세 여성의 하루
웬만한 남자도 하기 어려운 방충망 시공을 하는 여성이 있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방충망 시공 기술자로 일하는 김연서(21) 씨다.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헬로tv X 더라이프'에는 김연서 씨의 하루를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
그는 시공 교육을 시켜준 사장님과 함께 헬스장, 다세대 주택 등 이곳저곳을 다니며 방충망과 방범창을 철거하고 설치했다.
절단기를 들고 거침없이 방충망을 잘라내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사장님은 "대단하다. 되게 다부지다. 체격도 작은 거에 비해서 몸을 되게 잘 쓰는 것 같다"며 "전 무식해서 힘으로 하는데, 기술도 좋고 눈치도 굉장히 빠르고 일머리도 좋아서 빨리빨리 현장에 녹아들 수 있게 옆에서 많이 도와주는 것 같고 최고인 것 같다"라며 극찬했다.
연서 씨는 자신의 몸보다 큰 방범창을 번쩍 들고 고물상으로 향했다. 몇 차례 왔다 갔다 하며 그가 옮긴 방범창의 무게는 35kg에 달했다.
13,500원을 번 그는 카페에서 음료를 사 왔다. "음료값 딱 12,000원 나왔다"며 웃어 보였다
푹푹 찌는 찜통더위에도,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져도 무거운 방충망을 제거하고, 제작하고, 설치하면서도 연서 씨는 지치지 않는 모습이다.
대학을 다니던 그가 자퇴 후 방충망 시공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여자가 왜 그런 걸 하냐. 그것도 예쁜 여자가. 이런 일은 노가다지 않냐"라는 지나가던 어르신의 말에 연서 씨는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며 "저는 약간 활동적인 움직임을 좋아해서 활동적인 게 잘 맞더라"라고 답했다.
연서 씨는 "사실 방충망 일이라는 게 20대가 하는 경우는 없었지 않나. 그냥 집수리하시는 50~60대분들이 해주는 거다 보니 다들 반신반의하신다. 그래서 증명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한 고객은 "여자분이 했는데 대단하다. 꼼꼼하게 이렇게 잘 됐지 않나. 아들이 장가를 안 갔으면 며느리 삼고 싶다라"라며 칭찬하기도 했다.
월 수입 1,000만 원... "순수익 1,000만 원 달성하고 싶어"
연서 씨는 성수기인 여름에는 쉬는 날 없이 주말에도 거의 일을 했다며 "하루살이가 많아져서 6월에 바빴다"며 1,032만 원을 벌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5월에도 688만 3천 원을 벌었다.
그는 "나 진짜 열심히 했구나. 뿌듯하다. 총수입 계산해서 보는 맛도 있다. 매출이 1,000만 원 나오고 있으니까, 순수익이 높은 직업이긴 한데 그래도 아직 순수익으로 1,000만 원을 못 찍어 빨리 찍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연서 씨는 "(처음에는) 거의 100만 원도 못 벌었던 것 같다. 실수를 많이 했다. 원금 회수를 못 할 때도 많았고, 거의 재능기부처럼 했던 때도 많았다"며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느끼는 것도 많았고, 실수를 하면서 많이 배웠다. 실수를 해보는 게 정말 중요하더라"라고 전했다.
따로 사무실을 가지고 있지 않던 그는 사무실을 마련하기 위해 나섰다. 비수기를 이용해 방충망 교육 사업도 구상 중이기 때문이다.
그는 "사실 방충망 교육이 생각보다 짧다. 부족한 점이 많다. 실리콘 쏘는 법, 나사못 박는 법, 공구 쓰는 법,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맨 처음으로 하는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한, 정말 왕초보부터 시작할 수 있는 교육을 해보려고 한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연서 씨는 "교육을 통해 많은 젊은 사람들이 현장 기술직에 입문을 하고,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젊은 세대들도 기술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이런 현장직 시장이 (최근 들어) 여성분들이 많이 늘어났지만, 그래도 아직은 남자분들이 월등히 많기 때문에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전했다.
또 MZ세대들의 유입을 위해 그는 바쁜 와중에 춤을 추며 숏폼 영상을 찍기도 했다.
연서 씨의 하루를 접한 누리꾼들은 "어린 나이에 정말 대단하다", "쉽지 않았을 텐데 멋지다", "얼굴도 예쁘고 성실하고 인성도 좋고 다 갖췄다", "박수를 보내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