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30일(토)

"과장님이 닭다리를"... 외근나와 '찜닭' 먹던 여직원이 눈물흘린 사연

선임, 과장과 외근 나왔다가 '찜닭' 먹게된 회사원... 과장님 '이 행동'에 눈물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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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gesBank


"왜 하필 이 조합으로 외근을 나와서...나는 먹을 복이 더럽게도 없구나"


한평생 오빠에게 닭 다리를 양보하며 살아온 30대 회사원이 선임, 과장과 함께 찜닭집을 찾았다가 닭다리를 보며 슬픔에 잠겼다.


지난 28일 인기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다 같이 찜닭 먹는데 과장님이 닭다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30대 회사원인 작성자 A씨는 "적당한 규모의 회사에서 일하는 평범한 회사원인데 오늘 바로 윗선임, 과장님과 함께 외근을 나갔다가 셋이 점심을 먹게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


이어 "가까운 찜닭집에 갔는데 주문한 음식이 나오는 순간 '아, 나는 닭 다리 못 먹겠구나'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고 덧붙여 말했다.


주문한 찜닭은 한 마리고 사람은 3명이니, 직급이 제일 낮고 나이도 어린 자신이 닭다리를 먹는 생각은 꿈에도 할 수 없었다는 게 A씨의 입장이다.


A씨는 "조금 웃기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저는 닭다리에 약간 한이 맺혀있다"며 "집에서 야식으로 치킨을 시키면 닭다리 두개는 꼭 오빠 거였다"고 말했다.


가장 맛있는 부위를 오빠에게만 몰아주는 부모님에게 서운함이 잔뜩 쌓여 왔다는 A씨는 한평생 강제로 양보하며 닭다리를 독식하는 오빠의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오늘도 닭 다리는 내 것이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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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찜닭이 나오고 맨 위에 놓인 닭다리 두 개를 보는데 오늘따라 더 서럽게 느껴졌다"며 "왜 하필 이 조합으로 외근을 나와서...나는 진짜 먹을 복이 더럽게 없구나"라고 토로했다.


'오늘도 닭다리를 못 먹겠구나'라고 생각하던 A씨의 생각이 맞았을까, 그의 과장은 곧장 먹음직스러운 닭다리에 젓가락을 가져다 댔다.


그때였다. 과장은 닭다리가 놓인 자신의 앞 접시와 A씨의 앞 접시를 바꿨고, 남은 다리 하나는 밖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는 A씨 선임의 앞 접시에 놓았다.


A씨는 "과장님은 닭다리를 정말 좋아하신다. 몇 년 전에 본인 남자친구가 닭다리 두 개를 다 먹어서 헤어졌다는 얘기를 들려주신 적도 있다"며 "그런 사람이 다리를 양보하고 좋아하지도 않는 날개를 드신다. 무엇보다도 저한테 닭다리를 먼저 양보한 사람은 태어나서 과장님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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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한 과장님의 배려에 눈물이 차올랐다는 A씨는 "막 쏟아질 것 같아서 화장실 가서 추스르고 왔다. 지금도 제 앞접시에 놓였던 큼지막한 닭다리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했다.


A씨는 "과장님은 왜 그랬을까. 솔직히 닭다리 드셔도 아무도 토 달지 않았을 텐데 굳이 왜..."라며 "그냥 지금은 '감사하다'는 생각만 든다. 저도 닭다리에 한 맺힌 사람이지만, 나이 들어서 후배가 많이 생기면 꼭 과장님처럼 하고 싶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배울 게 많은 과장님이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 상대방에게서 호의를 받았을 때만큼 감동인 게 없다", "부모님도 너무하다. 같은 자식인데...", "상사가 돼서 '좋은 게 내꺼! 난 상사니까' 하는 것만큼 추한 게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