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의자에 나란히 앉아 할아버지의 어깨에 얼굴을 기댄 할머니.
비록 세월이 흘러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하고 주름살이 늘었어도 서로를 향한 마음은 변치 않은 '노부부'가 있다.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남성 블레이크 리커(Blake Ricker)의 사연이 전해졌다.
뉴욕주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에서 간호사로 근무 중인 블레이크는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린 감동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이날 블레이크는 10시간 동안 이어진 교대 근무를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고 브루클린을 향하는 지하철역을 향했다.
쌓인 스트레스로 인상을 팍 쓰고 지하철을 기다리던 블레이크는 도착한 지하철 문이 열리자마자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의 눈앞에는 나란히 앉아 이마를 맞대고 손을 꼭 잡은 할머니·할아버지 커플이 있었기 때문.
그 모습이 아름다워 넋 놓고 바라보던 그녀는 휴대전화를 들어 사진 한 장을 남겼다.
블레이크는 사진을 찍는 바람에 지하철을 놓쳤지만 짜증과 화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노부부의 모습을 보고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따뜻해진 순간이었다고 말한다.
블레이크는 한 폭의 그림 같은 노부부의 사진을 SNS에 게재했고, 자신이 찍은 사진을 꼭 부부에게 전달해 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해당 사진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됐고 카렌 케터링 디미트(Karen Kettering-Dimit)라는 여성이 사진 속 노부부가 자신의 시부모님이라고 글을 남겼다.
카렌에 따르면 이날 결혼 64주년을 맞아 할아버지 레스터 디미트(Lester Dimit, 84)와 할머니 마릴린(Marilyn, 83)은 링컨 센터에서 공연을 관람하며 데이트를 즐겼다.
노부부는 둘 만의 시간을 조금 더 만끽하기 위해 자식들이 차로 데려다주겠다는 것도 마다하고 지하철을 탑승했다.
또 평소에도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0순위'인 사랑꾼으로도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에 블레이크는 자신도 노부부 커플처럼 미래에 늙어서도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싶다는 로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