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에 졸업장 받게 된 24살 청년
저수지에 빠진 중학생 2명을 발견하고 주저 없이 뛰어들어 구조한 뒤 세상을 떠난 대학생이 24년 만에 졸업장을 받았다.
26일 전남대학교는 물에 빠진 여중생 2명을 구한 뒤 숨진 국문과 94학번 故 김신 동문에게 명예 졸업증서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국문과 3학년이던 2000년 7월 30일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는 어머니의 생신을 맞아 고향인 전남 영암 월출산을 찾았다.
저수지 빠진 여중생 2명 구하고 세상 떠나
후배들과 함께 산을 오르던 김 씨는 저수지에 빠진 여중생 2명을 발견했다.
위급한 상황에 김 씨는 주저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여중생 2명을 구했으나 미처 자신은 빠져나오지 못했고 24살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같은 해 12월 보건복지부는 김씨의 거룩하고 용기 있는 희생정신을 기려 '의사자' 결정을 내렸다. 동문들과 학교 측도 그를 기념하는 '배롱나무'를 심어 매년 추모식을 열어 애도했다.
1977년생인 김 씨는 전남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한 뒤 시창작 연구회 '비나리' 회장을 맡는 등 누구보다 열심히 학창 시절을 보냈다.
군 제대 후 1999년 복학한 그는 2000년 국어국문학과 부회장으로 활동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4년 만에 김 씨에게 명예 졸업증서를 수여한 전남대 인문대학 이성원 학장은 "고인은 희생정신을 실천한 우리 사회의 귀감"이라며 "인문대학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문들은 그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고인이 학창 시절 주로 생활했던 인문대학 정원에 '기억의 벤치'를 조성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