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 프랑스 공항서 긴급 체포돼
전 세계 9억 명이 사용하는 메신저 앱 '텔레그램'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Pavel Durov, 39)가 프랑스에서 긴급 체포됐다.
24일(현지 시간) BBC, 가디언 등 외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두로프가 이날 오후 8시께 프랑스 파리 외곽 르부르제 공항에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두로프는 개인 전용기를 타고 아제르바이잔 바쿠를 출발해 프랑스로 입국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내무부나 경찰은 두로프의 정확한 체포 이유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 있으나, 텔레그램의 부실한 관리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범죄 규제하지 않고 수사 당국에 협조하지 않은 혐의로 체포돼"
텔레그램은 뛰어난 보안성을 자랑하며 러시아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9억 명이 사용하고 있다. 올해 사용자는 10억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각종 범죄 활동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두로프는 텔레그램을 이용한 돈세탁, 인신매매, 아동음란물, 밀수, 마약 거래 등과 관련한 범죄를 규제하지 않고 수사 당국에 협조를 하지 않은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수사 당국은 텔레그램이 범죄 활동을 규제할 관리자를 두지 않아 텔레그램에서 범죄 활동이 제재 없이 계속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9년 세상에 알려진 'N번방 사건' 또한 텔레그램 내에서 일어난 범죄다.
2018년부터 2020년 초까지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성착취물이 유포 및 거래됐다.
또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러·우 전쟁에서도 텔레그램은 양쪽 전쟁 당사자들의 일방적이고 검증되지 않은 선전·선동의 온상으로 지목됐다.
한편 두로프는 최근 12개국 수십 쌍의 부부에게 대량으로 정자를 기부해 100명 이상의 유전적 자손을 낳은 사실을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그의 정자는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3만 5,000루블(한화 약 51만 원)에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로프는 "정자를 기증하는 것이 시민적 의무 중 하나라고 느꼈다"며 "내 생물학적 자녀들이 서로를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DNA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싶다. 물론 위험도 있지만, 기부자로 나선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