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계 레전드 형사, 보이스피싱 당한 사연 털어놔
30여 년 동안 무려 1000명 이상의 범죄자를 검거한 '강력계 레전드' 이대우 형사가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를 당한 사실을 고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에브리원 '히든아이'에서는 베테랑 이대우 형사가 보이스피싱에 속은 사연을 직접 전했다.
이날 형사에게 잘못 걸린 보이스피싱 범인들의 사례를 듣던 중 프로파일로 권일용 교수는 "내가 수사국에 있는데 수사국 형사라며 전화가 걸려 왔다"며 황당한 경험을 전했다. 당연히 권 교수는 속지 않았다.
이때 이대우 형사는 "그래도 범죄심리학자고 프로파일러라 그런지 피해를 안 봤네요"라며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했다고 털어놔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에 프로파일러 표창원(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범죄사냥꾼이 사냥을 당했네?"라며 웃음을 터뜨렸고, 권 교수는 "이 얘기는 하면 안 될 것 같은데?"라며 우려했다.
이 형사는 "범죄자들이 교묘하게 사람의 심리를 이용한다. 그 당시 서부경찰서 강력팀 데스크를 맡고 있을 때 이 범인이 전화를 걸어와 '그 경찰서에서 제일 열심히 하는 강력반 형사를 바꿔달라'라고 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범인은 자신이 알고 있는 강력 미제 사건이 있으며, 이 사건의 범인을 제보하려 한다고 했다.
범인은 "교도소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른 범죄자들이 자꾸 한탕 하자고 유혹하고 있다. 갱생하고 싶으니 그 범죄자들 좀 잡아 넣어달라"라고 말해왔다고.
"범죄자 잡고 싶은 마음에... 지갑 속 현금 다 줘"
미심쩍었던 이 형사는 관련 사건을 찾아봤고, 범인이 말한 사건이 실제 일어난 강력 미제 사건임을 알게 됐다.
이 형사는 "강력 형사로서 당연히 사건 욕심이 있다. 그래서 약속 장소에 나갔더니 범인이 경찰을 도우며 활동하려면 돈이 필요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범인을 잡을 욕심에 지갑에 있는 모든 돈을 다 줬다. 그런데 차를 타고 돌아가는데 뭔가 싸해서 전화를 했더니 없는 번호더라"라며 황당해했다.
이를 본 권 교수는 친구인 이 형사에게 "집에 가라, 집에 가"라며 한심하다는 듯 핀잔을 줘 웃음을 안겼다.
이 형사는 "창피했다. 강력반 형사라 어디 가서 말도 못 하고 끙끙 앓다가 경찰관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연을 올렸다. 그랬더니 대전에 있던 형사가 전화했다. 인상착의를 확인하니 그놈이더라"며 "끝끝내 직접 가서 수갑을 채워서 잡았다"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범인을 잡겠다고 하는 형사의 마음을 이용한 범죄이기 때문에"라며 이 형사를 이해하는 듯했지만, 곧 "충분히 너는 X 팔려야 한다"라고 덧붙여 모두를 폭소케 했다.
한편 MBC 에브리원 '히든아이'는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10분에 방송된다.